백령배에서 우승하며 7번째 세계 정상에 오른 커제 9단.
백령배 결승 2국이 열리기 전 날(16일)은 마침 아시안컵 축구 C조 3차전 경기가 있었다. 이 경기에서 중국은 한국 국가대표팀에 0-2로 패했다. 후에 커제는 “축구 경기를 보면서 몹시 화가 났다. 축구는 지더라도 바둑에선 반드시 이겨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인터뷰했다. 결국 커제가 이기자 일부 신문은 제목부터 ‘2-0 승리’를 강조하며 바둑으로 축구경기 패배를 설욕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이창호, 이세돌이 주름잡던 시절과 달리 중국은 ‘바둑 공한증’을 극복한 모양새다.
메이저 세계대회 타이틀도 대부분 중국기사가 가지고 있다. 커제는 현재 신오배, 삼성화재배, 백령배까지 3개 대회 우승 타이틀 보유자고, 탕웨이싱(응씨배), 천야오예(천부배), 셰얼하오(LG배)까지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박정환 9단이 몽백합배를 지켰고, 춘란배를 빼앗았다. 아직까진 탄샤오가 공식 우승자지만, 올해 6월 열릴 춘란배 결승은 모두 한국기사(박정환-박영훈)가 올라 있다.
커제는 백령배 우승 인터뷰에서 “신진서가 우승에 대한 압박감이 너무 컸다. 한국바둑계가 한 명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웠다. 나는 그런 부담감이 없었기에 (신진서와 같은 나이였던) 18세 때 이미 세계대회에서 3차례 우승할 수 있었다”라면서 “이번에 신진서는 조급했다. 바둑에서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다. 끊임없이 노력해 자신의 바둑을 완성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주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