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가계 빚이 15조 원을 넘어서며 ‘빚’ 경보가 켜졌다. 사진=제주도청
[일요신문] 제주지역 가계 부채가 급증하며 15조 원을 넘어섰다. 이 지역에 ‘빚’ 경보가 켜진 것이다.
최근 도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경기 위축이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커다란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더욱이 가구당 대출액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27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2018년 11월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이 15조 296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13조 원에 이어 2018년 3월 14조 원을 넘어서는 등 평균 10개월마다 1조 원씩 늘어나고 있다.
누적되는 가계 빚과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월별 증가액의 경우 지난해 1월 986억 원이던 것이 3월 1170억, 5월 1225억, 8월 1669억 원, 10월 2054억 원 등으로 늘어나며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제주도내 금융당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도내 가계부채 20조 원 시대 돌파가 바로 현실로 다가왔다.
제주지역에서의 이 같은 과도한 부채는 가계 소비위축은 물론 이자상환 부담 등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가계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커 도내 지역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문제는 제주도내 가계부채 증가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전년 동기대비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율은 9월 12.9%, 10월 13.1%, 11월 12.9로 전국 수준(6.3%, 6.1%, 6.1%, 6.0%)에 비해 갑절 이상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전국 가계대출은 지난 2017년 12월 974조 6795억 원에서 지난해 10월 1021조 818억 원으로 4.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주는 13조 7538억 원에서 15조 1000억 원으로 9.7%(1조 3462억 원)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가 제주지역 경제에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제주도내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대출 수준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최고 수준”이라며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가계대출액 비율도 높아 가계부채가 위험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향후 기준금리를 인상 할 경우 취약차주 등 저소득 대출자들의 상환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서민 경제 전반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 당국의 장확한 현황 파악과 대책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현성식 기자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