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와 당선작은 시 부문 원기자의 ‘기도’(서울 송파), 시조 부문 고석윤의 ‘고무공 성자’, 수필 부문 안희옥의 ‘마디’(용인)로 각각 결정됐다.
올해로 열두번째 치뤄진 영주일보 신춘문예의 본심 심사는 시 부문 김성주 시인, 시조 부문 김영란 시조시인, 수필 부문 문영택 수필가 등이 맡았다.
영주신춘문예에는 해외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2409편(시 1352편, 시조 435편, 수필 622편)의 작품이 응모했다.
[시 당선작]
기도
일면식도 없는 햇살이
평화의 소녀상 앞에 십자가로 세워집니다
아무도 보듬어주지 않는 상처를 온몸으로 끌어안은 할머니가
외줄 위의 어름사니처럼 아슬아슬하게 넘어갑니다
헐렁한 약속을 꿰어보자고
옷고름 풀고 앉아 빈 하늘에 보내는 침묵을
귀 세워 듣는 이 없네요
열세 살 어린 꽃송이
군용트럭에 실려 어둠의 터널로 들어섰지요
속살 드러낸 허공이 이제 막 달거리 시작한 꽃잎으로
휘파람을 불며 달려들던 밤에는
비린내가 사라질 때까지 노래를 불렀지요
그 노랫소리 배경삼아 스스로 껍질이 된
한 여자의 붉은 생, 반듯한 체면을 따라가면
목숨처럼 그러안은 기도가 쏟아집니다
인생이란 단막극을
주연으로 살아본 적 없는 몸, 숨이 멈추면
“미안합니다”
듣고 싶은 그 말 한 마디 염원으로 남기고
십자가 꼭대기 푸른 하늘에 한 줌 햇살이 되리
2019영주신춘문예 당선자(사진왼쪽부터) 원기자(시부문), 고윤석(시조부문), 안희옥(수필부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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