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롯데타워 예상 조감도.
부산롯데타워는 그동안 지역에서 롯데를 바라보는 시선을 냉랭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었다. 롯데 측이 주거시설 건립을 고집하며 사업진행을 더디게 만든다고 봤기 때문이다. 사회적 환경이나 시민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개발 이익만 추구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민선7기에 들어서자 롯데 측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오거돈 시장이 주거시설 건립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으며,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롯데퇴출운동까지 벌였다.
부산시의 노력과 롯데 측의 대승적인 결단이 돌파구를 열었다. 부산시는 북항재개발지역에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랜드마크 건립을 요청했고, 이에 롯데그룹은 과거의 사업계획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롯데는 주거 시설을 완전히 배제한 ‘도심 속 수직공원’이란 콘셉트로 새로운 롯데타워의 개발 계획(안)을 내놓았다.
부산롯데타워는 총 높이 380m, 연면적 8만 6054㎡으로 건립된다. 총 4500억 원의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되며, 세부설계와 인허가 과정을 거쳐 올해 10월경에 착공해 2022년 완공될 예정이다.
롯데타워 공간 프로그램 개요도.
롯데타워는 고층부·중층부·저층부로 나눠 건립된다. 먼저 고층부에는 세계 최초의 공중 수목원이 들어선다. 도심의 숲에서 바다와 도시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지역 최대의 힐링 공간이 탄생되는 것이다. 이곳에는 북카페, 갤러리, 레스토랑, 오디토리움 등 다양한 열린 문화 시설도 들어선다.
특히 공중 수목원은 롯데 타워가 들어설 현 위치의 역사적인 이야기가 적극 반영됐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백두대간의 끝자락으로 유명했던 ‘용미산’의 이미지를 좇아, 과거 용미산 위치에 세계 최초로 산을 재현한 ‘공중 수목원’을 조성키로 했다. 공중 수목원은 섬을 이루는 바위·숲·풀·바람·물 등의 요소들로 구성된 ‘치유의 숲 정원’을 시작으로 부산에서 자생하는 식물 등을 관람할 수 있는 ‘도시의 기억 정원’을 포함한 총 6개의 테마의 정원이 들어선다.
중층부에는 국내 최초의 고층 스카이 워크와 암벽등반 시설 등 도심에서 쉽게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조성된다. 저층부에는 타워를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산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부산시 홍보관과 창업지원센터 등 공공시설도 자리 잡는다. 상권 최대의 키즈 테마파크를 포함한 문화 및 체험시설도 들어선다.
부산 북항의 관문에 위치한 롯데타워는 최첨단 조명 시설을 설치해 상하이 동방명주와 도쿄 스카이트리처럼 부산을 대표하는 야경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쿄 스카이트리는 연간 55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도쿄를 방문하면 반드시 찾는 핫플레이스다.
롯데그룹은 이번 부산 롯데타워 건설을 통해 900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29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나타나고, 4년간 2만 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 높이는 380m이며, 지상 300m 높이로 건설되는 전망대에서는 파노라마 형태로 펼쳐진 부산의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기자회견 모습.
오거돈 부산시장은 28일 열린 관련 기자회견에서 “롯데타워 건립은 그 자체의 효과를 넘어 부산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복합문화관광벨트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제 그 원대한 역사가 시작된다. 오늘의 결단이 민선7기가 끊임없이 추구해온 ‘경계를 넘어서는 시정’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롯데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진행된 롯데퇴출시위를 주도해온 김비오 더불어민주당 중영도구 지역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롯데의 전향적 태도를 환영한다. 앞으로도 해결해야 하는 현지법인화, 교통카드 미사용 충전금 사회환원, 주변 피해상인 상생 재협약, 고용구조 개선 등 롯데가 부산과 시민들을 위한 사회적 기여 행보를 계속 이어가도록 역할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