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발전협의회는 26일 거제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거제시 저도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거제도에 부속한 섬인 저도는 일제 강점기인 1920년 군수물자를 보관하는 곳으로 출발해 6·25전쟁 당시에는 미군의 군수품 장소로 사용됐다. 1954년에는 해군이 인수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여름철 휴양지로 쓰였으며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이르러 대통령별장으로 공식 지정됐다.
행정구역 편입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거제시 바로 눈앞에 있지만 해군기지가 위치한 진해시에 편입돼 있다가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별장에서 해제되면서 그해 12월 거제시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 경호실이 저도를 또다시 대통령별장으로 지정하면서 지금까지 국방부 소유지로 해군이 관리하고 있다. 시민의 출입과 어로행위 등이 통제되고 있다.
거제도에서 바라 본 저도의 저녁노을 모습.
저도는 이미 군사보호구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특히 2013년 8월 해군장성 부인인 민간인 40여 명이 저도가 군사보호구역이라 보안이 완벽하다고 생각해 이곳에서 춤파티와 야유회를 즐기다 들통난 이력이 있을 정도다.
저도는 작은 거제도라고 칭할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을 지니고 있다. 거제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할 정도다. 예전에 대통령별장이 자리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저도의 절경을 국민 모두가 보고 즐겨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정부가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에게 할 도리가 아니라는 게 거제시민들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저도를 100대 국정과제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시켜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려 하고 있다.
거제시발전협의회 김수원 회장은 “100년에 이르는 동안을 권력으로부터 저도를 지켜내지 못한 아픔을 거제시민은 안고 살아간다”며 “정부가 개방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번에 기필코 저도를 반환해 줄 것을 문재인 정부에 강력 건의한다”고 밝혔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