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현대중공업 전경
[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현대중공업(고문 정몽준)이 울산시 소유 국유지·사유지를 토지사용 승낙을 받지 않고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지닌 울산시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현대중공업(현중)은 세계 1위 조선소를 표방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조선소다. 이 같은 위상에 따른 명예를 실추시키는 불법행위가 조선소 내 존재하는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됨에 따라 일반적인 국민의 상식에 벗어난 행위는 즉각 근절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사내에서 발생한 엄연한 불법행위를 울산시가 행정조치를 못할 것이라고 보고 아무런 조치도 취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울산시에 세수입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현대중공업이기에 행정력을 발동하기에는 무리수가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울산시가 거듭되게 현대중공업에 면죄부를 주는 관행은 멈춰야 한다.
본지는 지난 12일 오전 울산시에 관련 내용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시는 18일까지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해명요구에 즉답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중의 불법행위를 인정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울산시 소유 토지는 미포동 185-4번지로 1998년에 소유권을 취득한 임야(산)다. 면적은 498㎡(150평)으로 산지관리법이 적용되는 준보전산지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입지법(산입법) 특례에 의거해 국유지에 영구시설물을 축조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준공인가 전의 국유지는 소유권을 미리 취득하는 것이 원칙이다.
생산활동을 장려할 목적의 산입법 특례 조항을 악용하는 현중의 태도는 국가가 정한 규칙을 지켜야한다는 개념조차 없어 보인다.
울산시는 현중과 국유지에 대한 무상귀속·양도에 관한 협의를 했는지에 대한 답변이 없는 것으로 미뤄, 국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만일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았거나 납부하지 않았다면 시와 현중이 서로 암묵 적인 동의하에 국민 모두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을 탈루한 것이나 진배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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