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부산본점 6층에 위치한 몽클레르 앙팡 매장에서 엄마와 아들 고객이 즐거운 표정으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불황 속 다수의 유통 브랜드가 고전하는 가운데 고가의 아동복 시장은 후끈하다. 본격적인 저출산 시대에 접어들면서 귀한 아이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하는 소비가 늘면서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집계된 합계출산율(15~39세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은 0.98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출산율 하락은 ‘에잇 포켓’, ’황금 키즈’ 등과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 시키면서 아동복 소비 트렌드를 변화시켰다. ‘에잇 포켓’ 이란 한 명의 자녀를 위해 부모와 친조부모 등 8명의 어른들이 지갑을 연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주변 지인들까지 더해진 ‘텐 포켓’까지 등장했다. 또 ‘골드 키즈’ 는 왕자나 공주처럼 귀하게 자라는 외동아이를 뜻한다.
아이 우는 소리는 줄었지만 한 둘뿐인 자녀나 손주를 위해 고가의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이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 롯데백화점 부산지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아동복의 매출 신장률은 지지난해 대비 21.2%를 나타내며 소중한 아이를 위해 아끼지 않는 소비 트렌드를 여실히 나타냈다.
특히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입점한 아동 명품 브랜드 ‘버버리 칠드런’과 ‘몽클레르 앙팡’은 2018년 한 해 매출 10억원을 훌쩍 넘기며 프리미엄 아동복 매출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유통 업계도 치열한 경쟁 속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른 이른바 에잇 포켓족을 겨냥해 수입, 명품 제품 등 프리미엄 키즈 시장을 강화하고 나섰다.
몽클레르의 아동복 라인인 ‘몽클레르 앙팡’ 에서는 2019년 봄여름 신상품을 0세부터 14세 사이의 유아동 대상으로 분류해 내놓았다. 상품은 신생아를 위한 우주복부터 청소년을 위한 트레이닝복, 조끼, 모자 등 다양하다. 몽클레르 앙팡 제품의 구매 가격은 평균 10만원~40만원대며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6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 프리미엄 수입 아동복 ‘리틀그라운드’ 에서는 본격적인 봄을 맞아 봄 나들이룩을 선보인다. 같은 디자인에 색상만 다른 일명 트윈룩과 비슷한 모양으로 맞춰 입은 듯한 느낌을 주는 시밀러룩으로, ‘쟈뎅롱원피스’, ‘프레리 원피스’, ‘린넨 프릴 원피스’ 등을 1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그 밖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에비뉴엘 1층에 위치한 이태리 명품 브랜드 ‘MSGM’ 에도 키즈 라인을 선보여 판매한다. MSGM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같은 모양의 옷을 입어 유대감을 나타내는 미니미룩을 만날 수 있다. 맨투맨, 바지, 원피스, 셔츠 등이다. 미니미룩은 자녀와의 유대감 이외에도 패션 감각을 드러낼 수 있어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다.
롯데백화점 정회진 아동 수석 바이어는 “이 같은 프리미엄 아동복의 성장은 저출산시대에 접어들면서 아이를 귀하게 키우는 골드 키즈 현상 때문”이라며 “성장세 유지를 위해 에잇 포켓, 텐 포켓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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