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색 빛깔 ‘노풍’이 4·15총선 기간 내내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을 웃고 울게 만들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이른바 ‘탄핵 역풍’으로 일컬어진 제2의 ‘노풍’(盧風)이 지난 대선에 이어 다시금 휘몰아쳐 열린우리당 지지도를 올려주었다. 그러나 정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으로 인해 빚어진 ‘노풍’(老風)은 열린우리당 상승세를 주춤거리게 만들면서 한나라당 지지층을 재결집시켰다. 여기에 노동자층을 중심으로 문화계로 번지고 있는 ‘노풍’(勞風)은 지지세력이 일정 부분 겹치는 열린우리당에 부담을 안겨주는 모습이다.
결국 불안한 총선 전망과 당내 대구·경북권 후보들의 사퇴 요구 등이 겹치면서 정 의장은 총선을 불과 사흘 남긴 지난 12일 당의장직과 선대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한 번의 ‘노풍’ 덕에 웃다가 두 번의 ‘노풍’에 휘청거리게 된 정 의장이 사퇴 선언의 순간 이런 ‘노풍’을 불현듯 떠올리진 않았을까.
[글·구성 = 천우진 기자, 사진 =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