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 전경
[영주=일요신문] 강원순 기자= 수자원공사가 균열과 누수 등으로 ‘영주댐’에 대한 지속적 붕괴 위험 문제가 불거지자 ‘이상 없다’는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만 더 커지고 있다.
영주댐은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내성천 중상류 지점인 경북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에 지난 2009년 12월 착공, 2016년 10월 사업비 1조1030억원을 들여 준공했다. 유역면적만 내성천의 27.6%에 달하는 500㎢에 총 저수용량 1억8110만㎥, 시설용량 5000㎾를 갖췄으며 이명박 정부 시절 1급수 내성천 물을 가뒀다가 연간 2억330만㎥를 흘려보내 낙동강 중·하류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지난 26일 영주 지역 시민단체인 내성천보존회(회장 송분선)가 영주댐에 관한 ‘균열·기울어짐, 뒤틀림 현상 등 심각한 상태…붕괴위험’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함에 따라 몇몇 언론에서 기사화돼 영주댐사업부에서도 27일자로 해명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명자료는 영주댐은 붕괴 위험이 전혀 없고 구조상 매우 안전하다는 것이 골자로, 지난해 7월 정밀점검에서 A등급(문제점 없는 최상)을 받았으며 댐 상부 아스팔트 일부 균열 등 일부 경미한 시공하자는 다음달 완료 예정으로 시공준비 중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콘크리트 댐은 표면의 경미한 수축과 균열이 있을 수 있으나 구조적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고 댐 내부 매설 계측장비를 통헤 실시간으로 누수량, 변위발생, 압력변화 등을 지속적 모니터링한 결과 이상이 없다고도 해명했다.
자료에서 누수(파이핑) 현상은 발생되지 않았으며 댐 시공 단계서부터 굴착 및 그라우팅 실시로 수압시험을 통해 지반개량효과도 검증했다고 밝힌 것.
‘일요신문’은 팩트책크 및 취재를 위해 지난 29일 경북 영주시 평은면 한국수자원공사 경기북부권지사 사무실(영주댐) 현장을 찾았다.
영주댐의 안전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인 지난 2016년 7월 11일 내성천보존회는 “영주댐에 누수현상이 있다”고 주장하며 누수되는 지점을 지목한 바 있는데, 당시 수자원공사는 빗물이라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먼저 균열현상이 있다는 점에는 양쪽이 동의했다. 다만 수자원공사는 “콘크리트 구조물에는 콘크리트 양생과정에서 수축 균열이 있고, 기온 차이에 의한 변형이 있을 수 있다”며, ‘일부 균열’로 표현했다.
내성천보존회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영주댐에 소수의 미약한 균열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균열은 200곳이 넘고 누수와 백태를 합하면 엄청날 것이다. 이런 현상이 제대로 담수도 해보지 못한 신규 댐 전체에 걸쳐 발생했으며, 균열의 방향이 여러 방향이어서 특정한 외부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광범위한 균열’로 표현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댐에 균열은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이고 댐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며 관계법에 의한 검사에서도 A급 판정을 받았다”며 항변했다.
그러나 현장 확인결과 물을 차단하는 차수벽면은 가로로 곳곳이 갈라지며 보수공사를 한 흔적이 있었고, 상부이동통로를 위한 포장 부위에는 횡단균열, 종단균열, 상하균열, 국부균열이 광범위하면서도 다수로 동시에 일어나고 있었다.
댐 중력식 상류측(좌)과 하류측(우)에 길게 난 균열현상(사진=내성천보존회 제공)
콘크리트 난간에도 수 m 간격으로 균열이 진행돼 있고 차수벽면 곳곳에는 코킹(땜) 처리를 한 상태였으며, 상단의 크고 작은 균열만 해도 언뜻 보기에 100여 곳이 훌쩍 넘어 보였다.
수자원공사측은 균열 중 특히 도로의 가운데로 100여 m가 넘어 보이는 길이 전체에 균열이 발생한 것은 기온 차이에 의한 수축·팽창이라고 설명했다.
댐 차수벽식 하류측에 상하로 길게 난 균열현상. (사진=내성천보존회 제공)
그리고 댐 상부 아스팔트 포장면은 T=80㎜ 두께로 시공했고, 다만 시공 이음부 주변 횡방향 균열 및 국부적인 종방향 균열 등이 발생해 다음달 완료 예정의 하자보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울어짐 현상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아스팔트 포장 면이 기울어진 것은 빗물을 한쪽 방면으로 모아 배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성천보존회는 “수자원공사가 제시한 도면을 봐도 난간대 최상부 끝단은 양쪽이 같은 높이여야 하는데 난간대 끝단의 높이가 서로 다르다. 또 길게 균열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기울어지려는 힘이 작용한 것이어서 최소한 균열의 틈만큼 기울어진 것”이라며,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내성천보존회에서 확인 하고 싶어하는 내부점검통로(갤러리)는 보안상 문제로 확인이 어려웠으나 사진첩에 기록된 갤러리 사진 여러장에는 균열과 백태현상, 누수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주댐 하류에는 미림마을 20여 가구, 작곡마을 10여 가구, 무섬마을 40여 가구가 있다.
내성천보존회 황선종 사무국장은 “지금 한국수자원공사는 녹조현상에 대한 개선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담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영주댐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해 담수를 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수자원공사는 내성천보존회의 주장은 댐자체를 부인하고 댐을 철거하기 위한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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