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만에 내놓는 김건모 9집 앨범. 7집부터 조금씩 엿볼 수 있었던 원숙미가 이번에는 조금 더 두드러져 보인다. 이별을 내면에 조심스럽게 녹여 내고 감수하려는 의지를 담은 ‘흐르는 강물처럼’을 비롯,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을 가슴 아파한 채 떠나가는 사람을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는 마음을 그린 ‘사랑이 날 슬프게 할 때’가 일단 시선을 모은다. 세상에 불고 있는 완벽한 남자 콤플렉스를 경쾌한 리듬과 함께 풍자한 ‘여자들이란’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좌절하는 남자들의 비애를 그려 낸 ‘경매’ 역시 남의 얘기 같지만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앨범의 타이틀곡인 ‘잔소리’는 항상 미안함을 금할 길 없는 연인이나 부부의 애틋한 정을 노래하며, ‘잔소리’에 이은 서브 타이틀 곡 ‘Mr.빅맨’은 마이애미 사운드와 힙합 리듬을 가미하여 댄스곡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