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서 체류외국인과 불법체류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외국인들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사 전경.
[일요신문] 최근 제주지역 체류외국인과 불법체류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살인과 강도, 절도 등 강력범죄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0일 제주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제주에서 외국인 불법체류자가 지인을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중국인 불법체류자 A 씨(33)를 긴급 체포했다.
A 씨는 지난 7일 오후 7시 50분께 제주시 연동에 있는 자택에서 자신을 험담한다는 이유로 동료 B 씨(21)와 다투던 중 등과 가슴, 옆구리 등을 흉기로 3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며 “조만간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4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대마초 20㎏(시가 20억원 상당)을 제주국제공항으로 밀반입하려던 외국인 C 씨(40)가 제주지검에 의해 적발됐다. 제주공항에서 밀반입된 대마초 가운데 최대 규모다.
검찰에 따르면 남아공에서 출발해 홍콩을 경유한 남아공 국적인 C 씨는 지난 6월 2일 비닐 포장된 대마초 약 20㎏을 여행용 가방에 몰래 숨겨 들어오다 세관 검사과정에서 적발됐다.
그동안 대규모 마약 밀수는 주로 인천공항에서 이뤄졌지만 지난해 10월 김해공항에 이어 올해 제주공항까지 지역 공항을 통한 밀수가 점차 늘고 있어 세계적 관광 명소인 제주도의 이미지와 안전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이 사건에 앞서 지난 1월에도 제주에서 절도행각을 벌이던 중국인 원정절도단이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입국부터 숙소 생활, 출국 준비까지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비자 없이 한달 동안 체류할 수 있는 제주도 ‘무사증’ 제도를 악용한 범죄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께 제주에 온 D 씨(23) 포함 4명은 제주시내 주택 세 곳 등을 돌며 고급 시계 등 24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통계상으로도 제주지역에서 외국인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014년 333명이던 것이 점점 늘어나 지난해에는 644명으로 두 배가량 늘어 났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외국인 범죄는 2014년 333명, 2015년 393명, 2016년 649명으로 급격히 늘어났으며 이후 2017년 631명, 2018년 644명으로 외국인 범죄가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검거된 5대 범죄 외국인 피의자의 경우 2016년 237명, 2017년 199명, 지난해 243명 등이다.
특히 유커들이 저지른 범죄가 전체 외국인 범죄의 70%나 된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검거된 외국인 범죄자의 70%가량인 1161명이 중국인이었다. 베트남인(66명), 미국인(61명), 대만인(46명) 등에 의한 외국인범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스리랑카나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국적의 외국인 범죄자도 많아지는 추세다.
사드 문제 등으로 한·중간 갈등이 조성되면서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매년 많은 외국인이 제주를 방문하고 있으며, 제주도에 기반을 둔 등록외국인 역시 지난 2015년 1만 6960명에서 2018년 현재 2만 3632명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범죄에 대응해야 하는 제주청 소속 외사 경찰인력이 50여 명에 불과해 제주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외사 범죄에 대한 기구와 전문 수사 인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에서 유커에 의한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무사증 입국제도에 대한 폐지와 보완 논의가 제주사회에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제주시 거주 윤 아무개 주부(노형동·36)는 “노형동 밤거리를 걷다보면 중국인들끼리 싸우는 것을 많이 봐서 길 다니기가 너무 무섭다”며 “당국이 외국인 범죄와 불법체류자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김병구 제주경찰청장은 “급증하는 외국인 범죄 예방과 단속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대응하고 있다”면서 “범죄가 발생하면 100% 검거하고 제주도민뿐 아니라 관광객도 제주가 안전한 곳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경찰의 역량을 집중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제주의 지역 특성상 이를 고려한 경찰 인력 운영이 필요하다”며 “제주의 경우 등록외국인 외에도 관광객 등 단기체류자가 많고 불법체류 문제도 계속되고 있어 외사경찰의 인력 보충 및 역량 강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성식 기자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