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내버스가 파업위기에 봉착해 있다
[일요신문] 대전시는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노동쟁의 조정안이 결렬될 경우 17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키로 결정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전시내버스는 지난 2007년 6월 22일 파업 이후 12년 동안 안정적인 노사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번 대전 시내버스 파업 위기는 내년 주 52시간으로 노동을 제한하는 법률의 시행으로 줄어들 실질 임금에 대한 대책 등을 놓고 노사가 타협점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임금 7.67% 인상과 월 근로일수 24일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용자측은 임금 2% 인상과 근로일수 23일을 제시하고 있다.
대전시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1일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낸 후 지난 10일 파업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합원의 83.7%가 파업 찬성에 표를 던졌다.
이날 투표에는 파업참여가 가능한 대전시 버스노조 조합원 1409명 가운데 89.4%인 1260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투표 참가자의 93.7%인 1180명이 파업을 택했다.
이는 시내버스 노조 총 조합원의 83.7%가 파업에 찬성한 셈이다.
파업투표 완료에 따라 노측의 파업 전 사전절차는 마무리됐으며, 노동위원회의 조정 신청안 합의여부에 따라 파업여부가 결정되게 됐다.
조정신청 기한은 오는 16일까지로 조정안이 결렬될 경우 17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인데 대전시내버스 노사는 16일 노동쟁의 조정회의에서 최종 담판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시내버스 노사 조정회의에는 조정위원 3명과 노사 당사자가 참석하고, 대전시에서도 관계공무원이 참관할 예정이다.
한편 대전시는 파업 찬반 투표가 가결됨에 따라 파업에 대비한 관계기관 회의와 차량 탑승 및 기종점지 근무자 교육 등 비상수송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파업시 비상수송차량으로 시내버스 411대를 비롯해 전세버스 200대와 관용버스 34대 등 총 645대의 버스가 운행될 계획인데, 이는 평일 대비 67%, 주말 기준 79% 선이다.
지난 2007년도 파업 당시에는 530대의 버스가 동원된 바 있다.
대전시는 대체교통수단인 대전도시철도를 하루 240회에서 290회로 50회 증회하고, 택시부제를 비롯해 4만 3000여 대의 승용차요일제 및 가로변 버스전용차로 해제, 공공기관 시차출근제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박용곤 시버스정책과장은 “노·사간 주요 쟁점사항인 시급인상과 월 근로일수 보장(노측 24일, 사측 23일)에 대해서는 노사조정에 의거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노동쟁의 조정회의 시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파업 이후 작은 마찰은 있었지만 타 시도에 비해 좋은 노사 협력관계를 유지하던 대전시내버스 노사의 이번 갈등은 준비 안된 주 52시간제의 시행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제가 시행됐고 내년 1월부터는 50인 이상 사업장에도 확대적용이 예고되어 있지만 인원 충원 등 준비는 거의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영 기자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