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 대가야읍 소재 역사테마관광지내 솔내음 숲길 뒷산에 가로등 112개가 푸른 비닐 덮개에 덮인 채 지난해 12월께부터 방치돼 있는 현장
[고령=일요신문] 강원순 기자 = 경북 고령군 일부 공무원들의 일탈로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현장이 적발됐다.
고령군은 지난해 8월께부터 억대의 혈세를 들여 도로 등 각종 시설물에 설치돼 있던 고급 스테인레스 재질의 가로등을 LED등으로 단순 교체한다는 이유로 뽑아 일부 재활용 후 나머지 제품을 산속에 숨기듯 버리고 방치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시민 A씨의 제보에 의하면 고령군 대가야읍 소재 역사테마관광지내 솔내음 숲길 뒷산에 가로등 112개가 푸른 비닐 덮개에 덮인 채 지난해 12월께부터 방치 또는 숨겨져 있었다.
뒤쪽에도 가로등이 방치돼 있다.
본지가 현장을 찾아 확인한 결과 제보 내용처럼 당장 사용해도 문제 없어 보이는 가로등 수십 개가 푸른 비닐 덮개 여러 장으로 위장된 채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사방이 큰 시멘트 블럭 등으로 눌려 있었다.
또 뒷쪽에도 덮개 사이로 둥근 가로등 조명기구 수십 개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관람객들이 오가는 화장실 주변에도 흉물처럼 방치돼 있는 것을 육안으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제보자 A씨는 “지난 2월 하순께 고령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추가로 여러 건을 재차 진정했다”며 “시민 혈세를 자신의 것인 양 마구 써대는 관청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분개했다.
관람객들이 오가는 화장실 주변 입구에 방치된 가로등.
지난 4월 14일 행정안전부의 ‘2019 지자체 재정지표 분석’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고령군의 재정 자립도는 21.47%로 6월 현재 군민 3만2000여 명이 살고 있다.
고령군 관계자는 “새로운 가로등을 구매 설치 했고 보관중인 가로등은 추후 적당한 위치가 선정되면 곧 사용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고령읍에 사는 또다른 주민 B씨는 “곽용환 군수가 지난 민선7기 1주년 행사에서 3선 군수로서 새로운 군정목표로 더 큰 고령, 더 행복한 군민으로 정하고 세계속의 문화관광을 이루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가로등이 역사테마공원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된다”며 “공무원들의 일탈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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