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오전 단거리 미사일로 보이는 미상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그래픽=백소연 디자이너
합동참모본부는 16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8시 1분경, 오전 8시 16분경 북한이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들 발사체의 고도는 약 30㎞, 비행거리는 약 230㎞, 최대속도는 마하 6.1 이상으로 탐지됐다.
통천군 일대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북방으로 약 50여㎞가량 떨어진 곳이다. 북한이 MDL에 근접해 단거리 미사일을 쏜 건 이례적이다. 통천군 일부는 북한이 지난 2011년 발표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에 포함돼 있다.
북한이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건 지난 10일 이후 엿새만으로 지난달 25일부터 따지면 3주 사이 모두 6번 발사했다. 올해 전체로는 8번째 발사다.
지난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직후 약 1년 5개월 동안 공개적인 무기훈련을 자제해온 북한은 지난 5월 4일과 9일 잇달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시험발사하며 다시 무력시위를 재개했다.
이어 지난달 25일과 31일, 이달 2일과 6일, 10일에도 장소를 바꿔가며 단거리 발사체를 각각 2발씩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서는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다연장 로켓)’라고 발표했고, 지난달 10일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서는 ‘새 무기’라고만 언급하고, 구체적인 명칭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의 이 같은 동향만 놓고 본다면, 이번 단거리 발사체 역시 이른바 ‘신형무기 3종 세트’로 불리는 KN-23이나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새 무기’(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이들 신형 무기들은 모두 신속 발사가 가능한 고체 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앞으로 기존 액체연료 기반의 구형 스커드 단거리 미사일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 역시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한미는 지난 11일부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초점을 맞춘 올해 후반기 한미 연합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연습은 오는 20일까지 이어진다. 특히 17일부터는 ‘반격’을 위주로 한 2부 연습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선(先) 북미-후(後) 남북’ 대외행보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한미연합훈련과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중기계획 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는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왔다.
군 당국은 현재 북한군의 하계훈련이 진행 중인 만큼 한미 연합연습이 진행되는 동안 추가 무력시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계속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