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야마현 마니와시의 ‘히루젠 고원’ (사진=이상윤 사진작가)
그는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사 출신으로, 3년 전만 해도 안정된 직장을 다니고 있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40대 중반의 나이에 꿈을 좇아 직장을 그만 두었고, 지금은 여행 사진가의 길을 걷고 있다.
늦깎이 사진작가로 나선 이유가 궁금하다. “여행 사진가로서의 삶이 즐겁기만 할 줄 알았어요. 직장을 그만 둘때만해도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거든요. 한 출판사와 계약이 체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여행 사진 책을 출간하고 제 브랜드 가치를 높여 <EBS 세계테마기행> 같은 여행 TV프로그램에도 나가서 곧 유명해질 줄 알았죠. 하지만 막상 회사를 나오니 출판사에서는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를 통보하였고, 출간 준비 중이던 책도 무산이 됐어요. 제 삶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던 그 시기에 큰 좌절감을 맛보게 된겁니다. 바로 그때 운명같이 손을 내밀어 준 곳이 ‘오카야마 마니와’였어요.”
이상윤 사진작가는 네이버 사진부분 파워블로거로 여러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오카야마 마니와 관광국’에서 주최하는 팸투어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일본 마니와시의 대자연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한국은 미세먼지로 가득했던 날이었어요. 처음 오카야마 공항에 내리는데 하늘이 파란 거예요. 한국과 비행기로 불과 1시간 남짓의 거리인데. 그리고 ‘마니와’ 여행을 하며 그곳의 아름다운 풍경에 푹 빠지게 되었죠. 그곳에서 만난 현지인들이 너무나 소박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마치 우리네 시골 같은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여행을 하는 동안 지친 마음에 위안을 얻게 된 거죠.”
마니와시는 교토, 오사카와도 크게 멀지 않은 오카야마현의 북중부에 위치해 있는 일본의 작은 소도시이다. 이곳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여기가 소도시 맞나? 싶을 정도로 광활한 대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편백나무(히노끼) 숲으로 둘러싸인 ‘크리에이트 스게다니’, 수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바라 온천마을’, 청정 목장지역 ‘히루젠 고원’은 동화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여름철에는 반딧불로 경이로운 모습을 연출하는 ‘호타루 반딧불 공원’ 과 봄날이면 벚꽃으로 가득한 ‘신조무라 가이센 벚꽃 마을’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번 사진 전시회는 일본 오카야마 마니와시 관광국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사실, 전시회가 확정 되었던 시기는 한일 관계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을 때였어요. 요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뜨거운 시기에 일본에서 전시회를 연다는 것이 심적으로 편하지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일본에 ‘일’자만 나와도 색안경을 끼고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죠.하지만 저는 이럴 때 일수록 민간의 문화예술 교류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작은 사진전이 한일 양국의 화해와 관계 개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
이상윤 사진작가는 여행 사진가로 활동하며 유튜브 ‘조이스터 TV‘를 운영하는 영상크리에이터로도 활약 중이다.
이상윤 사진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인 ‘마니와의 숲, 물, 빛 사진전’은 오는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일본 오카야마현 마니와시 중앙도서관 1층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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