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공사현장 모습.
[일요신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목전에 둔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법을 도외시한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법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예측·평가하고 환경보전방안 등을 마련해 오염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종 개발행위가 이뤄지도록 유도함으로써 건강하고 쾌적한 국민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다. 바로 이 법령이 현대산업개발 현장에서는 요식행위에 거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창원시 민간투자도로건설을 시행하면서 환경평가법이 정한 공사방법을 무시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행하는 창원시 북면 지개리(국도79호선)와 창원시 동읍 덕산리(국도25호선)를 연결하는 ‘지개~남산간고속화도로’ 공사현장은 불법이 난무했다.
현대산업개발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덤프트럭 적재불량 모습(동그라미 선 안).
해당 현장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살펴보면 사업노선 공사 장비 투입 대수는 덤프트럭 5대, 불도저 4대, 굴삭기 4대, 그레이더 2대 등이다. 덤프트럭은 적재함에서 5cm 이하로 토석을 실어야 하며, 세륜 및 측면세륜을 실시해야 하고 무진동 건설장비를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는 건설공사로 인한 대기질 및 토사유출, 소음진동을 최소화해 지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환경오염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이런 환경평가서를 무시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산업개발이 환경평가법을 무시하는 이유는 허가 후 지키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한 일부 비도덕적인 건설사들이 사업비만 날리는 행정절차로 치부하고 이를 도외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의 창원 현장에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규정된 것의 두 배인 덤프트럭 10여 대가 공사장을 계속 출입하며 토석을 반출했고, 굴삭기도 10여 대 이상이나 동원됐다. 특히 덤프트럭에 실린 돌이 적재불량 상태로 운행 중에 커다란 사고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덮개를 덮지 않음에 따라 분체성 이물질도 바람에 의해 대기 중에 방출됐다. 이는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없는 공사방법이다.
공사장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세륜시설도 시늉만 낸 것에 불과했다. 수조식 세륜만 설치하고 측면세륜시설은 갖추지도 않아 덤프트럭에서 떨어진 비점오염물질로 도로변이 회색빛으로 물들었다. 특히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상한 물질과 토사들로 하천이 심각하게 오염됐다.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상한 물질과 토사들로 하천이 오염되었다.
뿐만 아니라 용전마을 용전교 일대는 공사장에서 유출된 토사로 인해 하천의 공유수면 수심이 영향을 받는 등 2차 오염된 현장이 목격되기도 했다. 용전마을 주민 A 씨는 “공사로 인해 하천에 흙이 쌓여 건설사에서 준설을 하기도 했다. 조용한 마을이 공사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면서 “빨리 공사가 마무리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소음·진동관리법에 의해 굴삭기 총 18대, 덤프트럭 총 18대에 대해 특정 공사를 위한 사전신고를 진행했다”며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서보다 많은 수의 세륜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조식 세륜시설은 매일 수질개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덤프트럭의 적재불량을 해소하고 저소음·저진동 건설기계 및 가설 방음 패널을 설치한 후 작업시간을 조정하는 등 지역민의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