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혁명배당금당 허경영 대표. 사진=국가혁명배당금당 제공
[일요신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점점 다가오는 가운데, 허경영 씨가 이끄는 국가혁명배당금당(배당금당)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예비후보자 수가 전체 1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배당금당 허경영 대표가 이슈메이커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까닭에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5일 오후 8시를 기준으로 전국 253개 선거구에 등록한 예비후보자는 모두 1519명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이 367명, 자유한국당이 359명이며, 신생정당인 배당금당의 예비후보자는 604명에 달한다.
배당금당의 예비후보자 수는 국회 의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주·한국 양당의 예비후보자 수의 두 배에 근접하고 있다. 민주·한국 양당을 제외한 정의당·민중당 등 나머지 군소·신생정당의 예비후보자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는 월등하게 많다.
특히 배당금당은 광주·전남·전북·제주 등 호남지역과 노동자의 도시 울산을 제외한 전국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더불어민주당 51명과 자유한국당 75명을 더한 것을 넘는 136명이 배당금당으로 등록했다. 인천과 대전에서도 각각 45명과 43명이 등록하면서, 서울처럼 양당의 예비후보자 총수를 앞질렀다.
경북 구미에서는 갑·을 지역구를 합쳐 무려 15명의 예비후보자들이 배당금당의 에비후보자로 등록을 마쳤다. 이는 허 대표가 이른바 ‘박정희 코스프레’로 화제가 됐던 게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등록된 지역별 예비후보자 현황.
이처럼 배당금당이 많은 예비후보자를 배출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허경영 신드롬’이란 낱말로 대표되는 허 대표의 개인적인 상품성과 배당금당이 내건 파격적인 공약이 정치지망생들을 결집시킨 요소로 꼽힌다. 배당금당은 징병제 폐지, 결혼수당과 국민배당금 150만 원 지급 등 공약을 내걸고 있다. 통일부와 여성부를 없애는 대신 미혼자들에게 매월 20만 원의 ‘연애수당’을 주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전남과 경남을 합쳐 ‘전경도’, 경북과 전북을 합쳐 ‘경전도’를 만들자는 독특한 공약도 마련해놓고 있다.
배당금당 핵심 관계자는 자신들의 공약이 결코 허무맹랑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정의당이 총선 1호 공약으로 내건 ‘만 20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 청년 기초자산 3000만 원 지급’도 결국은 자기들의 공약을 부분적으로 응용하고 발전시킨 것이라는 설명이다.
배당금당 핵심 관계자는 “1차 목표인 600명 등록을 거뜬하게 달성했다. 최종 목표는 253개 선거구에 1000명가량의 예비후보를 내는 것”이라며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고르게 예비후보자가 등록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지난 9일 열린 국가혁명배당금당의 기자간담회 모습. 사진=국가혁명배당금당 제공
배당금당이 이처럼 예비후보 등록 단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는 있지만, 실제로 의석수를 많이 확보할 수 있을지에는 아직 커다란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간의 통합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이 하나의 무게중심으로 집결한다면, 그 중심이 가진 인력만큼 배당금당의 중량이 상실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이 가능하다.
다시 불기 시작한 ‘허경영 바람’이 태풍으로 커질 것인지, 아니면 미풍에 그칠 것인가도 최종 성적과 곧바로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배당금당은 4월 15일 총선 당일까지 자신들의 공약을 최대한 널리 알린다는 방침이다.
배당금당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들의 공약을 알리고 설명했다. 이날 허경영 총재는 “우리 당의 공약은 어제오늘 갑자기 만들어진 공약이 아니라, 이미 30년 전부터 준비한 국가와 국민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려는 허경영만이 구상 가능하고 실현이 예고된 공약”이라며 “이 모든 공약은 오는 총선에서 배금당이 150석 이상 당선되면 곧바로 실천이 가능해진다. 국민에게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선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