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여주] 이백상 기자 = 여주시의 한 면지역 단체장들이 특정 시의원의 ‘갑질’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며 사과요구와 함께 행사장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해당 시의원은 ‘정당한 의정활동’이라며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여주 강천면 20개 마을 이장과 16개 단체장들로 구성된 여주시매립장주민지원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지난 22일 여주시의회에 A의원의 ‘지나친 간섭’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며 A의원이 참석하는 행사에 모두 불참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제출했다.
이와 관련 협의체 관계자는 “A의원이 강천면의 특정단체를 거론하면서 ‘왜 여기는 돈을 안 주냐’면서 협의체의 고유권한인 증액감액 할 수 있는 부분까지 트집을 잡고 있다”며 “1년 동안 당했지만 대응을 안했다. (시 지원금을 받는 협의체는) 불법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단체가 아니다”며 A의원의 간섭을 집중 문제 삼았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작년에 누가 민원을 넣었는지 모르지만 감사원 감사와 여주시청 자원순환과의 집중점검도 받았으나 아무문제 없었다”며 “단체들 간 불협화음이 있을 경우 서로 이해관계 조정을 해주어야 할 시의원이 되레 이간질을 시키고 있다”고 힐난했다.
협의체는 지난 21일 총회를 열어 A의원의 이른바 갑질에 적극 대응하기로 하고 A의원의 진정어린 사과가 없을 경우 현수막 게첨과 함께 행사장 보이콧을 선언하기로 입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 관계자는 “27일까지 A의원의 공식적인 사과가 없으면 28일부터 (A의원 갑질에 대한) 현수막을 게재하고 강천면의 모든 행사에 A의원이 참석하거나 얼굴만 보여도 퇴장하기로 했다”며 A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협의체 측이 주장하고 있는 A의원의 지나친 간섭은 협의체에서 A의원 남편의 친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천면 특정단체에 매년 700만원씩 지원하던 것을 지난해부터 200만원만 지원하자 A의원이 삭감된 500만원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를 제기하면서 비롯된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A의원은 2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는 30일 결산심의를 앞두고 (협의체의) 사용금액에 대해 적절한지 안한지 확인하기 위해 영수증 자료를 요청했다”며 “그런데 (요청한 자료는) 자세한 내용이 아니라 행사비 (지출자료가) 통틀어서 왔기에 그것을 요청한 것뿐이다”고 해명했다.
A의원은 이어 “협의체 운영에 대한 민원이 빗발쳤다. 협의체에 대해서 간섭을 한다든가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며 “결산심의 위원이자 시의원으로서 민원에 의해서 (일을 한) 정당한 의정활동이기 때문에 사과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강천면에선 오는 29일 이항진 시장과 강천면민이 함께하는 시민과의 대화 행사가 예정돼 있어 A의원의 참석여부에 따라 단체장들의 집단 보이콧 사태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A의원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다는 방침이다.
A의원은 “(협의체 측 단체장들의 행사장 보이콧 여부와 상관없이) 당연히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며 “시민과의 대화는 제가 강천면에 살고 있는데 주민들한테 인사하는 건 마땅하다고 생각해 참석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후 통첩한 27일까지 A의원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한 협의체 측은 28일 강천지역 일대에 A의원을 성토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고 A의원이 참석하는 강천지역 모든 행사는 불참하거나 퇴장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원의 지나친 간섭이냐, 시의원의 정당한 의정활동이냐를 놓고 좁혀지지 않는 시의원과 일부 단체장들의 갈등은 사상 초유의 ‘행사장 보이콧’으로까지 비화되지는 않을까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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