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동부면 동부채석단지 전경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거제 동부석산이 산업폐기물을 몰래 투기하다 적발됐지만, 거제시가 폐기물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환경사범을 편드는 모양새를 풍겨 논란이 일고 있다.
동부석산은 지난 5일 침사지에 있는 오니(물이 함유된 흙)를 인근 야산에 불법 투기하다 마을 주민들에게 들통났다. 동부석산이 투기한 오니는 10여 톤 가량에 이르며,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에 의해 인근 주춘천과 산양천에 이어 거제만을 오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동부석산은 최근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모래 대체 물질인 샌드밀(석분)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샌드밀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미세먼지를 예방하기 위해 살수과정에서 물과 함께 침사지로 흘러 들어간 분진이 흙과 섞여 침전된 게 바로 이번에 불법 투기한 오니다.
생산과정에서 버려지는 것은 폐기물에 속한다. 암석 파쇄과정에서는 광물질이 함유된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돌 속에는 어떠한 광물질이 있는지 알 수 없기에 성분검사 등을 통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처리해야 한다. 처리절차는 우선 토양성분 조사 후 오염물질에 노출되지 않을 시 탈수·건조 후 일반 흙과 섞어 매립하면 된다.
특히 주촌천과 산양천은 수달과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으로 지정된 민물 어류인 ‘남방동사리’등이 서식하는 청정하천이다. 바다로 이어지는 거제만은 굴 종묘장으로 상류천의 오염물질은 이러한 생태계를 파괴한다.
동부석산이 버린 오니로 계곡이 오염되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원종태 사무국장은 “석산에서 흘러 내린 오탁수와 오니로 인해 지근거리에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Ⅰ급인 남방동사리의 서식지가 훼손되고 멸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거제시의 안이한 행정을 이해하기 힘들다. 분명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오니류는 페기물에 속하는 바 이를 폐기물이 아니라는 자원순환과의 입장은 직무유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제시 녹지과 관계자는 “산지에 오염물질을 투기했으므로 산지관리법에 따라 과태료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천과 관계자는 “버린 곳이 하천이 아니기에 하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는 타 부서와는 입장이 달랐다.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폐석분이 아니기에 폐기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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