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17명 중 가장 많은 7명의 사망자가 나온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의료진들이 확진 환자 중 중증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일요신문DB)
[대구·경북=일요신문] 최창현·김성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따른 전국 병원, 특히 대구·경북 의료체계 붕괴를 우려한 대한병원협회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병원협회는 28일 “병원 관련 단체들과 뜻을 모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대구·경북지역 병원들을 긴급 지원하고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위해 대구를 방문,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범 병원계 단체들은 대구·경북지역 병원들의 마스크 및 방호복 등 방호물품 부족과 의료인력 등에 대한 긴급지원 요청에 따라 우선 방호물품 구입에 필요한 1억원의 기금과 마스크 2만장을 긴급 지원한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장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모든 의료기관이 인력과 방호물품 부족에 허덕이고 있으나 대구·경북지역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어 긴급하게 필요한 물품 구입비용을 우선 긴급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24일과 25일 국공립대학병원협의회와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중소병원회, 전문병원협의회, 요양병원협회, 경기도병원회의 대표자와 대구·경북지역 사태와 관련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임영진 회장은 28일 오후 고삼규 대구경북병원회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을 만나 대구지역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 회장은 “지금까지 대구·경북지역에서 드러난 문제는 마스크와 같은 방호물품 및 인력부족뿐만 아니라 중증환자를 다른 지역으로 이송·치료하고 대구·경북 지역의 일반환자들이 치료받을 곳을 찾지 못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몰리는 문제까지 겹쳐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협을 중심으로 한 범 병원계는 우선 방호물품 구입비용으로 1억원을 지원해 급한 불을 끄게 하고, 코로나19 사태로 혼란에 빠진 대구·경북지역의 병원들이 기능을 회복해 지역환자들을 정상진료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7일 임 회장을 비롯한 전국 주요병원장들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구·경북 지역병원들과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서는 통상 보름정도 걸리는 진료비 지급을 일주일 내에 지급하는 방안과 선별진료소 지원에 예비비 233억원 지원, 지난해 같은 달 수준으로 진료비를 무이자로 선 지급한 후 사후 정산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 따라 일반환자들의 병원이용을 줄이기 위해 시행중인 전화상담 처방과도 관련해 환자본인부담금 납부를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침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임영진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돼 병원들이 연쇄 도산될 경우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붕괴되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질 우려가 커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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