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사진=일요신문 DB.
[일요신문] 손시권 기자 =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에 장문의 청을 올렸다.
이 경기교육감은 이날 대법원을 향해 “선거를 통한 국민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해 주시기 바란다”며 “이재명 지사의 최종심은 경기도 1,350만 주민의 삶에 직결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V토론이 이렇게 사법적 대상이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정말로 그 법대로 ‘입은 풀고 돈은 묶는다’의 정의를 세워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입은 풀고 돈은 묶는다’는 말과 관련, “공직선거법이 선거과정에서 후보들의 자유로운 표현과 주장을 최대한 허용하면서 돈 선거를 막겠다는 입법정신을 표현한 말”이라며 “그래서 공직선거에서 선거공보에 기재한 내용 즉 학력, 재산신고 등에 허위사실이 있거나 의도적으로 가공한 허위사실이 있는 경우 이를 처벌하게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선거권자들의 정확한 판단을 위해 후보들이 선관위가 정한 일정에 따라 공식적으로 TV토론이나 라디오 토론 등에 참여해 자신의 정책 등을 주장하고 홍보한다”며 “이런 공중파를 이용한 토론은 그 목적이 유권자들의 판단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이며, 유권자들은 토론의 흐름이나 후보들의 주장을 비교 검토하면서 냉정하게 평가를 하고 투표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년전 경기도지사 선거운동 과정에서 있었던 TV공개토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에게 검찰의 당시 공소장에 의하면 4가지 혐의가 있다고 했다”며 “이에 2019년 5월16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검찰의 항소로 2019년 9월 6일 열린 2심에서는 3개 혐의는 무죄를 선고하면서 또다른 1개 혐의 즉,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유죄판결을 하면서 300만원 벌금을 선고했다”고 상술했다.
그러면서 “TV합동토론회는 그야말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위한 과정”이라며 “후보들의 주장에 옳고 그름을 유권자들이 보고 듣고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 후보간 격렬한 토론도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결에 의하면 이재명 당시 후보가 상대후보의 질문에 대해 ‘사실을 숨긴 채’ 형의 입원절차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으로써 ‘선거인들의 공정한 판단을 오도할 정도로 사실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한다”며 “법원의 이 문제 제기에 관해 납득할 수가 없다. 만약 이 문제제기를 상대후보가 토론과정에서 재차 질문하면서 다시 제기하였다면 이에 관해 답할 책임이 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의 유권자들은 이 토론 과정을 보고 또는 전해 듣고 이재명 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해 경기도지사로 선출했다”며 “지난 2년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를 공정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에 대해 “불공정한 관행이나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누구도 할 수 없는 강력한 조치들을 취해왔다”며 “최근 코로나19로부터 도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가장 효과적이며 신속한 행정조치나 행정명력을 스스로 뛰어다니며 실천했고, 무너지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난기본소득제도도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평가한 뒤 “이런 과정에서도 법원의 항소심 결과는 하나의 족쇄처럼 ‘공정한 선거를 통한 경기도민의 도지사 선택’에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 TV토론회는 인사청문회나 국회의 국정감사와는 다르다. 선거토론은 원고를 가지고 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의 공격에 대해 최선을 다해 순발력으로 응대하는 토론”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당선을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문제점을 지적한 뒤 “상대후보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상대후보의 또다른 이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것이 사법적 처리 대상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만약 법원이 내린 판결대로 이 선거결과를 뒤집을 만한 ‘중대 사항’이라면 당연히 법원은 왜 어떻게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경기도민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경기도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간절한 마음으로 이글을 썼다”며 “너그럽게 받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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