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사진=경기도 제공.
이 지사는 우선 “기본소득은 증세를 전제로 한 복지적 경제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총생산중 사회복지지출은 OCED 평균이 21.8%인데 우리는 10.9%에 불과한 저부담 저복지 사회다. 고부담 고복지의 북유럽사회는 고사하고 OECD 평균만 이르려 해도 최소 연 200조 원(1919조원의 11%)을 증세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관련, “세금 자체는 안보와 질서, 복지에 쓰여 납세자에게 도움되지만, 낭비된다는 불신 때문에 혐오와 저항이 생긴다. 세금이 나를 위해 쓰인다고 확신되면 저항할 이유가 없다”며 “전액 배분되어 90%의 국민이 납부액보다 수령액이 많은 기본소득목적세에서는 조세저항은 문제되지 않는다. 소멸성 지역화폐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복지확충 외에 경제성장효과를 내고 성장과실을 대부분 차지하는 고액납세자도 만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 20~50만원으로 시작해 복지경제효과와 국민동의가 검증된 후 증세로 재원을 만들어 적정규모(월 50만원)까지 연차(10년~20년) 증액하면 증세, 복지증진, 경제활성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소득의 복지대체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기본소득은 국민동의 하에 새 재원을 만들어 하는 것이므로(소액의 체험용은 예외) 복지대체는 기우”이라며 “OECD 절반에 불과한 복지는 확대해야지 대체축소할 것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또한 “증세 없는 기본소득 주장(소위 안심소득)은 허구”라고 했다. 그는 “‘증세 없는 기본소득’ 주장은 기존복지를 대체하는 조삼모사 정책으로 국민동의를 받을 수 없고 복지증진에도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안되는 실현불가능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와함께 “기본소득은 전국민고용보험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일자리 유지를 전제로 일시실업에 대한 단기대증요법인 전국민고용보험도 필요하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장기근본대책인 기본소득도 필요하다”며 “이 두가지는 충돌하는 것도 택일적인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납세자와 수혜자가 분리되는 전국민고용보험 재원은 증세로 만들기 어렵지만 납세자와 수혜자가 일치하는 기본소득 재원은 증세로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확보된 돈을 어디에 쓸 지와 어떻게 돈을 마련할 지는 다른 문제”라고 했다. 그는 “‘모두에게’보다 일부 어려운 사람만 지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은 기 확보된 재원을 쓸 때는 맞는 말이지만, 새로운 재원을 만들어야 할 때는 틀린 말”이라며 “자신에게 혜택 없는 새 부담을 흔쾌히 질 납세자는 없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열 명에게 천 원씩 나누기 위해 1만원을 능력에 따라 걷는 것은 쉬워도, 어려운 한명에게 1만원을 주기 위해 5명이 2천원씩 걷기는 쉽지 않다”며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지급되는 복지경제정책으로 증세하기 쉽지만, 소수만 혜택 보는 선별복지나 고용보험을 위한 증세는 쉽지 않다”고 예를 들었다.
이외에도 “진실 앞에 정직해야 하고,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조세저항 때문에 재원마련을 외면하는 사람들은 ‘있는 돈을 어디에 쓸 지’만 고민한 결과 선별지급에 매몰된다”며 “복지증진과 죽어가는 경제를 살리려면 복지와 경제정책의 확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증세 역시 불가피함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억 개의 눈과 귀, 5천 만개의 입을 가진 집단지성체인 국민을 믿고, 유효한 복지경제정책을 위한 증세는 모두에게 도움되는 점을 설득해야하고, 얼마든지 동의를 끌어낼 수 있다”며 기본소득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