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일요신문] “전국 지자체 유일의 수질연구실에서 개발한 물 정화 기술의 사업화는 공공의 물 전문성과 노하우로 개발된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해 특허료 수익을 창출하게 되는 경주시만의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이다.”
경북 경주시가 자체 개발한 물 정화 기술을 해외로 첫 수출했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최초이며, 이로써 경주시는 본격 해외 물 산업 진출의 문을 열었다.
경주시 맑은물사업본부 에코물센터는 자체 개발한 물 정화 기술인 ‘GJ-R장치’가 지난달 24일 베트남 하노이로 첫 수출길에 올랐다고 5일 밝혔다.
이 장치는 하루 100t 처리규모로 하노이 동아인구에 설치되며, 3개월간 성능테스트를 거친 후 처리용량을 확대 적용한다. 또한 베트남 하노이 국제물전시회에서 시연하고, 선하그룹 내 연구센터에 설치 운전해 기술 홍보에 박차를 다하기로 했다.
경주시는 2012년 수질연구실TF팀을 신설했으며, 기술개발을 위해 에코물센터 내 맑은물연구동과 홍보관을 확대 건립, 연구개발 및 사업화에 필요한 인프라를 조성했다. 그 결과 8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자체 물 정화 기술인 GJ-R, GJ-S를 개발했다. 이와 관련 국내특허 7건과 중국 국제특허 1건을 취득했다.
시는 연구 인력도 보강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물 산업 시장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gj-r 장치 해외수출1호 기념 테이프커팅(사진=경주시 제공)
GJ-R기술은 미세버블과 오존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기술이다. 지난해 남양주를 시작으로 경산, 제주, 영천, 완도 등 전국 10곳에 설치됐다. 이 기술은 반류수 처리, 하폐수처리, 상수, 녹조제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환경부의 녹색기술인증도 획득했다. 현재 GJ-R기술은 환경부 환경신기술 검인증을 추진해 정부로부터 처리효율과 우수성을 검증을 받고 있다.
한편, ㈜지엠하이테크는 올해 1월 경기도 화성시에서 경주시로 이전했다. 전문제작 기업의 지역이전은 완성도 높은 수출품 제작이 가능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
경주시 물 정화 기술의 제2호 기술인 GJ-S기술은 에너지절감형 고효율 하수고도처리공법으로 개발단계부터 해외진출용으로 개발했으며, 지역 환경기업인 ㈜삼우ENG와 공동으로 연구해 에코물센터 내 하루 50톤 처리용량의 상용화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2017년 국내특허 2건을 취득했다.
㈜삼우ENG에서는 특허권자인 경주시의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경주시에 사업의 특허료를 납부하게 된다. GJ-R기술은 하수처리에 필요한 교반기와 펌프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송풍기로만 교반과 폭기를 교대로 해 하수중의 질소와 인을 효율적으로 정화하는 기술이다. 국내 마을하수처리장을 기점으로 해외사업을 점차 확대해 특허료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자체 물 정화 기술의 적용을 통한 특허료 수익으로 지난해 국내에서만 이미 3억원 이상의 특허료 수익을 챙겼고, 올해 베트남 선하그룹에 GJ-R 시범시설 납품으로 약 2000만원 정도 수익이 발생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콜롬비아, 필리핀 지역 내 기술보급을 논의 중이며, 특히 물 보급 인프라가 열악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사업추진에 박차를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괸계자는 “경주시 물 정화 기술을 보기 위해 매년 수백 명이 에코물센터를 다녀가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에콰도르, 중국 등 세계 각 국의 정부관계자 및 물 전문가, 일반시민 등 600명이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물 정화 기술의 소개와 함께 국제적인 역사문화도시인 경주시의 유네스코 유산을 소개해 경주시의 역사문화와 천년 물의 도시 이미지를 연계해 홍보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베트남 수출 1호로 경주시의 기술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게 됐다”며, “앞으로 경주시 기술을 물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확대 보급해 경주시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친환경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