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9곳 중 대구 달성군 소재 도동서원. 달성군 제공
[대구=일요신문]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년이 지났지만 서원의 문화적 활용 가치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국서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구경북연구원은 4일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1년, 문화적 가치와 활용성 더 높여야’란 주제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한국의 9개 서원(소수·옥산·도산·도동·병산·남계·필암·무성· 돈암서원)의 세계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등재 1년이 지난 현재 이를 기념하고 활성화 하기 위한 세계유산축전이 열리고 있지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에는 ‘한국의 서원’이 이달에는 ‘경주역사유적지구와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이, 다음달에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소재로 축전이 이어진다.
지난달 열린 한국의 서원 축전은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이 주관해 ‘서원, 세계의 꽃이 되다’를 주제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9개 서원에서 한 달간 진행됐다.
연구원은 “한국의 서원 9곳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정부가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보존·관리 및 활용계획’과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 예산편성 등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실제 사업 실행은 여러모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세계유산 등재 서원을 중심으로 활성화 노력이 진행돼야 하지만,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사업보다는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 사업, 생생문화재사업 등 아직까지는 국고사업에 참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하고 서원 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연구원은 먼저 “서원이 단순히 과거의 소중한 유산을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오늘날에도 매력적인 가치를 발산할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민·관·학이 함께하는 협력체계를 토대로 내실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효과적인 사업 실행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해외관광보다 국내관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대면(Untact) 관광시대 여행트렌드에 따라 사람이 적은 장소 위주의 여행, 경관을 바라보는 방식의 관광에 최적화된 장소로서의 서원의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의 서원을 방문하는 관광객 정보를 빅데이터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 등 활용표준을 만들어 전국 서원에 제공·확산시키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대구·경북의 독자적인 문화재 활용 사업을 확대해 서원, 경주문화유적, 산사 등 지역에 소재한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지역문화유산과 연계한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직적인 서원 활용과 홍보, 전문교육기관 설립도 제안했다.
연구원은 “외부전문가와 조직에 의존하기보다는 지자체와 지역주민 중심의 내고장 문화유산 가꾸기 운동, 캠페인 등을 전개해 자발적 문화의식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대구·경북의 5개 세계유산 서원을 포함해 한국의 서원 각 운영위원회를 통합·운영할 사무국을 대국·경북에 두고 세계유산포럼, 세계유산위원회 유치 등 다양한 서원 활용 및 홍보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관광빅데이터 활용, 전통문화 디지털콘텐츠 인재 양성 등을 위한 디지털 융합교육 지원 확대와 문화재청 소속의 문화유산 보존·활용 전문교육기관인 전통문화대학교 분교를 대구경북에 유치하거나, 신규 설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