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제공.
[일요신문] 그에게서 혹자는 노무현을 본다 하고, 혹자는 박정희를 본다 한다. 너무도 다른, 극명하게 갈리는 정치적 두 인물이 한 사람에게 투영되어 있다.
이재명은 공장 노동자 출신의 변호사로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하며 사회적 부조리에 대해 눈을 뜬다. 그리고 그 부조리와 맞서 변화와 개혁을 위한 방법으로 이재명은 정치를 택한다.
그에게 정치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었다. 자리가 아닌 이상을 바랐고, 이상을 현실에서 구현하기를 바랐기에 정치인 이재명의 말과 행동은 늘 과감했고, 거침이 없었다.
정치인으로서의 첫 자리였던 성남시장 재임 시 부도 위기의 성남시를 전국 제일의 복지 도시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경기도지사로서 그가 내건 정치적 목표는 ‘대동세상(大同世上)’이었다. 여기서 사람들은 10여 년 전 떠나간 한 사람을 떠올린다.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이재명의 ‘대동세상’에서 사람들은 노무현의 ‘사람 사는 세상’을 본다.
노무현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했다. 그리하여 그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 번쯤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 만이 비로소 우리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노무현 연설 중에서)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상식이 상식 되는 세상 노무현이 꿈꾼 사람 사는 세상이다. 노무현의 그 뜻에 이재명은 ‘기본’이라는 이름의 실천을 담는다.
국민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기본소득’을,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주거에 대한 불안 없이 살 수 있도록 ‘기본주택’을 말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실현을 위한 실천적 방안이기도 하다.
오직 ‘대동세상’을 향한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그의 말과 행동은 가치 실현을 위해 말하고 행동했던 바보 노무현의 정신에 맞닿아 있다.
5월 23일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 11주년 추도식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참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의 말에는 희언(戲言)이 없다. 도민과 국민과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대표적으로 계곡에서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대집행은 지난 수십 년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한 과단성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런 그에게서 혹자는 박정희의 카리스마를 본다고 한다.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서 호평을 받는 이재명은 그래서 또한 보수와 진보 모두로부터 견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가 정치적으로 한 단계 전진하기 위해서는 열렬한 지지만큼 극렬한 반대를 무너뜨려야 한다. 또한, ‘정치적 근본이 없는 정치인’이라는 아킬레스건을 해결해야만 한다.
그 누구보다 정치적으로 노무현을 닮았고, 그 누구보다 문재인정부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친노·친문에게 미운털이 박힌 그 정치적 장벽을 넘어서야만 한다.
그리하여 노무현이 꿈꾼 ‘사람 사는 세상’, 문재인이 꿈꾸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현실에서 실현하고, 그 너머의 ‘대동세상(大同世上)’을 향한 이재명의 꿈을,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으리라.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