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민 센터장 수술 모습
부산 온종합병원이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아 삶을 포기하려던 60대 여성에 대해 ‘광역 췌장 전 절제술’로 암 세포를 완전히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수술 성공은 그간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 쉽게 수술을 포기하던 외과 의료계 관행에 새로운 수술 표준을 제시함으로써 숱한 췌장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 박광민 센터장(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주임교수)은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은 63세 여성에게 10시간에 걸쳐 ‘간동맥 및 간문맥 합병절제를 포함한 광역 췌장 전절제술(Fortner type II regional pancreatectomy)’을 시행해 암을 완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8월 31일 밝혔다.
온종합병원에 따르면 김 모씨(여·63)는 3개월 전부터 복부 불편감으로 집 근처 의원에서 약물치료를 받다가 호전되지 않아 부산시내 종합병원에서 췌징임 진단을 받고 수술을 위해 지난 6월 중순 온종합병원에 입원했다. 환자는 평소 고혈압과 심한 당뇨질환을 앓고 있어 수술 전 내분비내과 전문의와의 협진을 통해 혈당 조절을 한 뒤 췌장암 절제술을 시행했다.
박광민센터장은 환자의 암세포가 췌장은 물론 간동맥과 간문맥을 모두 침범한 상태여서 췌장을 통째로 들어내는 과정에 간문맥과 간동맥까지 잘라내고 다시 잇는 최고난도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케이스는 우리나라에서도 한해 한건 있을까말까 할 정도로 드문 사례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환자의 췌장암 세포가 혈관으로 침윤되지 않고 단순 유착된 상태로 최종 판정돼, 이번 췌장 전 절제술 이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통해 환자는 장기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광민 센터장은 “과거에는 이런 환자의 경우 수술해도 성과가 없다는 것이 간담췌외과계의 중론이었으나 최근 들어 새로운 항암제가 많이 개발됨으로써 적극적인 수술을 통해 생명연장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국내 췌장암 수술의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특히 “수술 등 치료하기 힘든 췌장암이라고 하더라도 혈관 등에 침윤되지 않고 유착상태이면 얼마든지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면서 “간담췌외과 전문의들은 결코 수술하기를 주저해서는 안 될뿐더러 환자들도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또 “췌장암의 혈관 침윤 여부는 수술 전에는 알 수 없고, 수술 이후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번 사례로 보듯이 만일 수술하지 않았다면 4기인 줄 알고 그냥 환자를 포기할 뻔 했는데 다행히 수술로 혈관 침윤이 없는 것임이 확인돼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퇴원하면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환자의 밝은 모습만으로도 외과의사로서 뿌듯했다”는 박 센터장은 “대개 췌장암의 혈관 침윤과 유착 가능성이 반반으로 알려져 있어 적극적인 수술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고신대병원, 심평원 시행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 참여기관 선정
고신대복음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시행하는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 참여기관으로 선정됐다.
고신대복음병원(병원장 최영식)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시행하는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 참여기관으로 선정됐다.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은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지난 2015년 입원형 호스피스를 정식 도입한 이후, 가정형 호스피스 건강보험 시범사업과 자문형 호스피스 건강보험 시범사업 확대를 추진하여 올해 8월부터는 부산 2개, 서울과 인천, 대구, 충남지역에 각 1개 기관씩 총 6개 기관을 추가 선정했다.
일반적으로 호스피스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이뤄진 호스피스 전문팀이 말기 환자의 통증 등 힘든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사회적·영적 고통을 경감시켜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성과 품위를 잃지 않도록 돕는 서비스를 뜻한다.
자문형 호스피스는 일반 병동이나 외래에서 말기 암 혹은 말기 만성폐쇄성폐질환, 말기 만성간경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료진의 진료를 받으면서 자문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자문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게 되면 병원을 내원한 환자는 신체증상관리 자문 및 돌봄 계획, 심리적, 사회적, 영적 케어 서비스를 받게 되며 추후 임종준비 교육과 사별가족 돌봄 및 지원 사업, 그리고 입원형 호스피스 서비스와도 연계 할 수 있게 된다.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장을 맞고 있는 박이천 교수(혈액종양내과)는 “고신대병원은 암전문 병원으로 입원형 호스피스 병동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노하우가 있다”면서 “이번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에 참여함으로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거나 말기암 판정을 받은 환자들을 보다 빠르고, 삶의 질을 통한 돌봄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희준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