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국 메이저리그 사진전문기자 |
전 2002년 월드컵, 그 중에서도 스페인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싱글A에서 말 그대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절치부심하고 있을 때였죠. 비록 야구 선수지만 한국이 포르투갈,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는 사실도 기적이었고 경기 때마다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투혼은 외국에서 외로움을 곱씹으며 기회를 잡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저한테 큰 자극과 용기와 감동을 전해줬습니다.
당시 스페인전을 시청하기 위해선 야구선수들한테 ‘쥐약’이나 다름없는 새벽 기상이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한국이 어떤 경기를 펼칠지에 대한 궁금증은 절 그 시간에 TV로 이끌어냈습니다. 경기 자체도 팽팽했지만 가장 잊을 수 없는 명승부는 승부차기, 그것도 마지막 키커로 나선 홍명보 선수의 멋진 슛과 골을 성공시킨 뒤 세상을 다 얻은 듯이 환하게 미소 짓는 세리머니는 보는 내내 절로 눈물이 나게 만들었던 한 편의 명작 드라마였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남아공월드컵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네요. 인터넷을 통해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남아공에 입성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대표팀 선수들 모두 긴장과 설렘,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이 있을 거예요. 저 또한 WBC에 참가했을 때 그런 복잡 미묘한 감정으로 선수들과 함께 울고 웃었으니까요. 그래도 이상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있으면 없던 기운도, 힘도 솟아나는 것처럼 축구대표팀 선수들도 분명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선수들을 개인적으로 아는 건 아니지만 대표팀 주장이 박지성 선수라 더 안심이 되고 든든해집니다.
2002년 때는 팀 막내였던 분이 지금은 주장을 맡을 정도로 고참이 됐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비록 한국에서 ‘붉은악마’와 함께 응원을 할 수는 없지만 메이저리그 경기 일정을 소화해나가면서도 열심히 마음속으로 응원을 펼칠 테니 부디 선전하시고 부상 없이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저 또한 시원한 홈런포로 태극전사들의 활약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이 원정에서 처음으로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도록, 아자아자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 23명의 태극전사들 모두 퐈이틴^^!
디트로이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