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식수와 농·공업용수 등 쓰임새에 따라 댐물과 강물로 취수원을 이원화하는 방안과 함께 깨끗하고 안전한 먹는 물 공급을 위한 제2의 낙동강 ‘워터 네트워크’ 구성의 공론화도 제안했다.
최근 환경부의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방안 마련 연구용역’ 중간발표와 관련 이 전 구청장은 9월 3일 지역 유력 일간지 기고에서 “식수 우선 원칙 하에 낙동강 상류 댐이나 지류하천, 간접취수방식의 1급수라면 몰라도 적어도 식수를 중하류에서 직접 취수하는 방식은 안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 전 구청장에 따르면, ‘워터 네트워크’는 한강수계 충주댐과 낙동강수계 안동댐∼임하댐∼영천댐∼운문댐∼밀양댐∼물금·매리취수장 등을 도수로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200여㎞를 직통으로 연결하면 또 하나의 낙동강이 생기는 것이고, 이 같은 식수 전용 물길이 생기면 대구는 기존 취수원인 운문댐, 부산은 물금·매리취수장에서 취수하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환경부의 낙동강 본류 직접 취수와 ‘초고도 정수처리’ 방식에 대해 이 전 구청장은 “낙동강 중하류 전체 하루 취수량 201만 8000t 중 취수원 다변화 대상으로 본 해평취수장, 임하댐, 황강하류, 강변여과수 등 125만t은 수량·수질 모두 괜찮지만, 낙동강 본류에서 직접 취수해 초고도정수처리로 대구와 부산에 공급하겠다는 하루 취수량 76만 8000t(연간 약 3억t)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고도 정수처리보다 더 강한 ‘초고도 정수처리’라는 말 자체가 낙동강 본류 취수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온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큰 강 본류에서 직접 취수하지 않는데, 이는 강물은 늘 오염에 노출돼 있고 정수기술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식수만큼은 깨끗한 원수를 추구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수백Km, 심지어 수천Km 이상을 도수로로 연결해 먹는 물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터 네트워크’는 마치 큰 댐 하나를 짓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영남권 먹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이 제안한 ‘댐물 식수 고속도로’ 조감도.
그는 “댐들을 연결하면 지역 간 강우량과 강우시기 차이로 총저수량을 늘릴 수 있다”면서 “여기에 저수량 27억t의 국내 최대급 충주댐에서 조금만 가져오면 대구와 부산이 필요로 하는 연간 3억t의 물 공급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안동~임하~영천댐은 이미 연결돼 있고 나머지 구간만 연결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구청장은 “무엇보다 대한민국은 하나의 공동체란 인식이 먼저 필요하며, 제2의 낙동강 식수전용 물길 건설은 가장 효과적인 그린뉴딜정책이 될 것”이라며 ‘워터 네트워크’ 공론화를 강조했다.
한편, 이 전 구청장은 지난 7월부터 무소속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이 주도하는 ‘대구산업구조개편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