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국민의힘 김정재 국회의원실이(포항 북구)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브랜드K로 선정된 1기 업체들의 매출이 1년 새 70%나 줄어들었다.
국내 판매실적, 수출 실적도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중기부는 전 세계에서 명품으로 인정받는 스위스 라벨처럼 브랜드K를 국가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과 박영선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태국에서 ‘브랜드K’ 론칭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중기부는 31개 제품을 브랜드K로 지정해 국내외 판로개척을 지원키로 했다.
이후 브랜드K로 선정된 제품은 39개까지 늘었으며 현재 1기 39개, 2기 81개로 총 120개 제품이 브랜드K로 선정됐다.
지난해 9월 브랜드K 1기로 선정된 39개 업체의 매출액은 총 131억6500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에는 40억6800만원으로 지난해 9월보다 매출액이 70% 감소했다.
브랜드K로 선정된 뒤 오히려 매출이 급감한 셈이다.
브랜드K 판로지원을 위한 각 유통채널과 정책매장의 매출도 미미했다.
카카오커머스의 경우 29개 업체가 입점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판매를 진행, 판매총액은 4500만원에 불과했다.
브랜드K 선정제품을 태국 라자다그룹의 ‘라자다몰’에 등록하겠다는 계획은 아직까지도 실현되지 않았다.
벤더사(중간유통사)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매출실적 0원인 상태다.
중소기업제품전용 오프라인 판매장인 ‘아임쇼핑’ 브랜드K 전용코너의 매출도 미미한 수준이다.
아임쇼핑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4곳, 부산역사, 현대백화점 판교점,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각각 운영되고 있다.
이들 7개 매장의 판매실적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5990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행복한백화점의 경우 품질이 브랜드K 1기 39개사가 모두 입점했지만, 이중 30개사가 매출액 0원을 기록 중이다.
브랜드K의 부진은 예고됐던 일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대적으로 행사를 개최하고 론칭만 했을뿐 제대로 된 예산과 인력의 배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브랜드K 관련 사업에 지난해 3억7000만원, 올해 3억7000만원을 각각 배정했다.
지난해 배정된 3억7000만원 중 2억5000만원은 문 대통령이 참석한 론칭행사 비용으로 사용됐다.
이외 예산 대부분은 브랜드K 제품 선정을 위한 심사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재 의원은 “이 사업의 취지가 중소기업 제품의 매출 증대인 만큼, 외연의 확장보다는 질적 성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브랜드K 선정업체 수 증가에만 집중하지 말고 매년 매출 증가 목표도 내실 있게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병섭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