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CI 모음.
[부산=일요신문] 안정적인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 제도의 취지가 사실상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이 확정급여(DB)형 1.68%, 확정기여(DC)형 1.69%, 개인(IRP)형 1.16%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수수료 0.48%를 빼면 적금 1.23%보다 오히려 낮기 때문이다.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퇴직연금 연간수익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DB형의 수익률은 신한은행 1.79%, 하나은행 1.71%, 국민은행 1.64%, 우리은행 1.58% 순으로 나타났다.
DC형 또한 신한은행이 1.91%로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했으며, 뒤이어 하나은행이 1.71%,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각 1.61%와 1.52%의 수익률을 올렸다.
IRP형의 경우, 신한은행 1.33%, 하나은행 1.3%, 우리은행 1.05%, 국민은행이 0.95%의 수익을 냈다.
시중은행의 평균 수익률은 DB형 1.68%, DC형 1.69%, IRP형 1.16%로, 작년과 비교했을 때 각 연금 유형별로 0.02%, 0.73%, 1.6% 가량 수익이 감소했다.
특히 금융회사에 부담한 평균 수수료 0.48%를 제외하면 사실상 실제 수익률은 은행 적금보다 못한 수준으로, 수익률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시중은행의 수수료 수익률은 2017년 2,602억에서 2018년 3,129억, 2019년 3,566억으로 계속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1,556억의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469억 가량으로 수수료 수익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국민은행 418억, 하나은행 336억, 우리은행 333억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전 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21조를 돌파했으며, 상반기 시중은행의 적립금액은 74조6,829억 규모에 달했다.
신한은행이 23조2,042억으로 적립금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국민은행 20조9,069억, 하나은행 16조4,984억, 우리은행 14조734억의 적립금 규모를 보였다.
전재수 의원은 “퇴직연금은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노후 소득 대체 수단 중 하나이지만, 턱없이 낮은 수익률로 은퇴자의 98%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수수료 수익과 적립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는 은행권들이 수익에는 큰 공을 들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퇴직연금이 ‘연금’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인하와 디폴트 옵션 도입 등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