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전경. 사진=부산항만공사
[일요신문] 최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질산암모늄으로 인한 폭발이 일어나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가운데, 부산항에 폭발성 위험물질이 7000톤이나 넘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만 위험물질 관리주체가 너무 많음에 따라 폭발사고 발생 시 컨트롤타워가 명확하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국회의원(부산 사하갑)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9월말 항만에 보관중인 주요 폭발성 위험물질은 7728톤에 이른다. 이 가운데 부산이 7646톤으로 99%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울산항 60톤, 광양항 22톤 등이다.
부산의 경우 부산 신항에 5990톤, 북항에 1656톤을 각각 보관중이다. 특히 북항은 부산역과 도심지 바로 인근에 있어 사고 발생 시 커다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
부산에 보관중인 위험물질을 보면 과산화수소가 3496톤(46%)으로 가장 많았고, 시안화나트륨 3236톤(42%), 질산암모늄 914톤(12%) 등이 뒤를 이었다. 질산암모늄과 과산화수소는 최근 192명의 사망자를 낸 레바논 베이루트항 사고와 1명의 목슴을 앗아간 인천 화학공장 폭발사고의 원인 물질이고, 시안화나트륨은 2015년에 발생한 중국 텐진항 폭발사고(116명 사망)의 원인 물질이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의하면 2019년 전국 폭발성 위험물질 취급량은 93만 톤인데 부산이 76만 톤으로 82%를 차지한다. 현행 법령상 선박 위험물은 해양수산부가 관리하고 하역작업과 이동은 항만운영사, 보관중인 위험물에 대해서는 물질 종류별로 소방청, 환경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소관 부처가 따로 관리한다.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른 위험물은 소방청, 화학물질관리법상 유해화학물질은 환경부,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방사설물질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관리감독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위험물 취급량은 해양수산부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항만 내 보관량은 항만사업자를 통해야만 파악이 가능하다. 폭발사고 발생 시 이를 전체적으로 통제할 컨트롤타워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최인호 의원은 “위험물 보관량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폭발사고 발생 시 상황을 통제할 컨트롤타워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라며 “해수부는 보관량 확인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보관기간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타 기관들과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폭발사고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