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체체 바꿔봅시다” 8월 하순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예비주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7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왼쪽)와 정세균 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B : 김민석 김진표 문학진 박영선 백원우 신계륜 신학용 유선호 이낙연 이인영 이종걸 임종석 장성민 정봉주 조경태 조배숙 최재성
8월 하순으로 예정된 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천타천으로 출마설이 나도는 주자군들이다. A는 대표 경선에, B는 최고위원 경선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이다. 양측을 합하면 현역 국회의원이 17명, 원외 인사가 8명으로 총 25명에 달한다. 민주당 현역 의원 총수가 84명임을 감안하면 ‘벌떼 출마’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듯하다.
예비 도전자는 넘쳐나지만 이번 당권 경쟁이 어떤 구도와 전선 아래 치러질지, 과연 몇 명이나 출마를 할지 등은 아직 안갯속이다. 경선 판도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수 있는 변수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공개 제안 후 당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지도체제 개편론’의 향배는 전대 경선 판도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다. 대표(1명)와 최고위원(5명)을 분리 선출함으로써 대표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현재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일정 수의 최고위원을 선출한 뒤 1위 득표자를 대표로 세우는 ‘순수 집단지도체제’로 바꾸느냐 여부에 따라 경선 출마자 수와 경선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 체제를 유지할 경우 대표 경선이 이른바 ‘정(정세균 대표) 대 반정(반 정세균)연대 후보’의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최고위원 경선 역시 ‘친정(친 정세균)후보군 대 반정후보군’ 간의 대결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 이 구도에 포함되지 못하는 주자들은 출마 여부를 재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정세균 재집권 저지’를 공공연히 주장해 온 천정배, 박주선, 정동영, 추미애 등 ‘쇄신연대’ 소속 대표 경선 예비주자들은 강한 후보 단일화 압박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 정 vs 반정 |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도 경선 판도를 크게 바꿔놓을 수 있는 변수다. 현재로선 6·2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정세균 대표가 집권 연장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오마이뉴스>가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인텔리서치에 의뢰, 민주당 대의원 등 3937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차기 당 대표 적합도 면에서 정 대표가 28.0%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정동영(20.6%), 박주선(11.5%), 천정배(7.9%) 의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2∼4위는 모두 정 대표에 반기를 든 ‘쇄신연대’ 소속이다. 비주류 측이 후보 단일화를 이룰 경우 정 대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른바 ‘486세대’(19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에 다닌 40대) 예비후보들의 선전 여부도 후보 단일화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486 vs 575 |
민주당이 본격적인 전대 국면에 접어들고 대결 구도가 짜여지는 것은 7·28 재보선 이후에야 가능하겠지만, 이번 당권 경쟁을 후끈 달아오르게 할 몇 가지 관전 포인트는 현 시점에서도 예측해 볼 수 있다.
우선 2012년 대통령선거를 노리는 차기 주자들 간의 한 판 승부가 펼쳐질지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민주당의 ‘판 메이커’를 자처하며 “꽃가마는 내가 만들 테니 누구든 능력 있는 사람이 올라타라”고 얘기해 온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정세균뿐 아니라 정동영, 손학규, 천정배, 추미애도 모두 전대에 나와 치열하게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모든 거물급 인사들이 출전해 불꽃 튀는 대결을 펼쳐야 당도 살고, 주자들도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이 꼭 1등만 해야 한다고들 생각한다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고도 말했다.
‘반정연대’의 성사 여부와 파괴력, 즉 정세균 대표가 집권 연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방선거 승리 전까지 민주당의 ‘빅(Big) 3’는 ‘정동영, 손학규, 김근태’였다. 정 대표의 자리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정 대표가 이번 당권 경쟁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대권 경쟁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2008년 7월부터 무려 4년간 제1야당을 이끄는 수장이 되는 동시에 2012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자리에 앉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여권에서 불기 시작한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펼쳐질 486세대와 575세대(1950년대 태어나 70년대 대학에 다닌 50대) 주자들 간의 승부도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 486세대 주자로는 최재성ㆍ백원우ㆍ조경태 의원과 김민석ㆍ임종석 전 의원 등이 꼽힌다. 지방선거에서 송영길(인천시장), 안희정(충남지사), 이광재(강원지사) 등 3명의 광역단체장을 배출한 이들 세대는 이번 전대를 통해 당무에서도 중심 세력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한 486세대 주자는 사석에서 “최소한 2명, 많으면 3명까지 486세대 주자가 새 지도부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세대교체가 당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공헌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