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항공국가산업단지 진주지구에서 발견된 석면 모습
[경남=일요신문]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추진하는 경남항공국가산업단지 주택철거현장이 진주지구에 이어 사천지구에서도 석면이 건설폐기물과 혼합된 채로 무더기로 또 발견돼 LH공사의 관리 감독이 부실함을 드러내고 있다.
석면은 고체상태에서는 아무런 해악을 주지 않지만, 철거작업 등에 의해 파쇄되면 분체성 물질로 대기 중에 방사된 후 사람의 체내에 침투돼 10여년 잠복기를 지나 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경남항공국가산업단지는 주택을 철거할 시 지정폐기물인 석면은 LH공사가 별도 발주해 처리하고, 철거는 시공사가 맡아 성상별로 분리하면 수거업체가 다시 분류 반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LH공사가 페기물을 발주하는 입장이어서 책임 소재가 분명하지만, 시공사도 책임을 면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곳에서 석면이 발견되면 LH공사에 즉각 보고해야 함에도 그러지 않은 잘못이 있는 것이다.
특히 석면철거업체인 경남건설안전은 전수조사를 하면서 육안으로 보이는 곳의 석면만 확인하고 철거했을 뿐, 촌집에는 어디라도 석면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이런 문제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LH공사에게 있다. LH공사는 국가의 공기업으로 다른 일반 시행사와는 도덕적으로 상위에 있어야 함에도 불구, 질적으로 떨어지는 시행사와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문제가 발생해도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가 부실을 키우는 셈이다.
시공사의 노동자에게도 잘못이 있어 보인다. 누가 봐도 석면이 함유된 것으로 알 수 있는 슬레이트를 건설폐기물과 혼합하는 등 총체적인 관리 감독이 안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시공사 A건설 관계자는 “석면이 발견되면 즉시 보고하도록 지시했으나, 보고 받은 사실이 없어 난감하다. 일부 노동자의 안일한 작업이 오늘의 문제를 만들었다. 할말이 없다”며 “즉시 석면전문업체를 투입해 석면을 완벽히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사천시청 석면 관련 담당자의 인식이다. 이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하니 석면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행정이 할 일이 없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가 석면이라는 지정폐기물에 대해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상, 시민들은 석면이라는 발암물질에 관해 안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LH공사 관계자는 “석면전문업체의 조사에 따라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추가로 발견된 석면에 관해서는 보고받은 바 없다”며 “현장의 모든 작업을 중단하고 석면을 완벽히 제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사천지구는 LH공사 관계자가 말한 것처럼 모든 주택철거현장에 석면전문업체 직원을 투입하고 석면을 제거하고 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