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과 협연할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대구시향 제공
이번 정기공연은 당초 지난달 1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날 열리게 된다.
곡목도 변경됐다. 전반부는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서곡과 바이올린 협주곡을 그대로 연주하되, 후반부는 슈만의 교향곡 제4번을 들려준다.
바이올린 협연은 지난해 세계 3대 국제 콩쿠르 중 하나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만 19세의 나이로 3위를 차지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김동현이 나선다.
첫 무대는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서곡이다. 단일 악장의 연주회용 서곡인 이 작품은 멘델스존이 1829년 스코틀랜드 북서해안에 위치한 헤브리디스 제도의 스타파 섬에서 본 ‘핑갈의 동굴’과 바다의 풍광에 매료돼 만든 곡이다.
해안에 부딪히는 파도, 거친 바위의 모습, 변화무쌍한 바다 등이 절묘한 작곡 기법을 통해 음악적으로 묘사돼 있다. 이 곡을 들은 바그너가 멘델스존을 ‘일류 풍경화가’라고 극찬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독일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한 사람인 멘델스존은 한때 유대계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그의 작품마저 저평가됐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단연 낭만 음악의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아름다운 선율과 균형 잡힌 형식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 ’바이올린 협주곡의 여왕‘으로 불린다.
대구시향과의 첫 협연을 앞둔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은 2018년 3월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심사위원장인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으로부터 “어린 나이답지 않은 진지한 음악성과 테크닉으로 촉망받는 연주자”란 호평을 받았다. 만 13세에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그는 예원학교 전 학기 수석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해 졸업했다.
국내에서는 이화경향콩쿠르, 신한음악상, 금호 영재 & 캠프 콩쿠르 등 최고권위의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해외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러시아 영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 루마니아 에네스쿠 콩쿠르에서 최연소 참가 및 2위 입상, 상트페테르부르크 레오폴트 아우어 콩쿠르 1위 등 세계무대에서 괄목할 만한 경력을 쌓고있는 젊은 음악가다.
연간 여러차례의 독주회와 서울시향, 코리안심포니 등 오케스트라 협연, 실내악 활동도 왕성히 하고 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에서 과다니니 파르마 1763을 지원받아 연주하고 있다.
후반부에는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제4번(1851년 판)을 연주한다. 이 곡은 슈만의 교향곡 중에서도 음악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오늘날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슈만의 창작열이 가장 뜨거웠던 1841년, 그는 교향곡 제1번을 완성한 직후여서 이 곡을 쓰기 시작해 같은 해 9월에 완성했다. 따라서 작곡 순서만 놓고 보면 작품 번호는 제2번이어야 했지만 1841년 12월 초연 후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정식 출판의 기회조차 없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851년, 슈만은 이 작품의 관현악 편성과 곡 일부를 수정해 1853년 뒤셀도르프에서 자신의 지휘로 개정판을 발표했다.
다행히 이 악보는 정식 출판이 됐고, 10년 사이 발표된 슈만의 두 교향곡에 이어 제4번이 됐다. 따라서 이 교향곡은 슈만 생전에 출판된 1851년 개정판과 슈만 사후에 출판된 1841년 초판 두 종류의 악보가 존재하고, 주로 개정판이 연주된다.
교향곡 제4번은 고전적인 교향곡 형식의 틀에서 벗어나 각 악장이 휴식없이 연속해서 연주된다. 주제와 동기의 유사성을 통해 마치 하나의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 곡은 정열을 노래하는 제1악장에 이어 아름답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제2악장, 활기 넘치고 쾌활한 제3악장과 젊은 열정이 느껴지는 제4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연주를 앞두고 “눈부신 청춘의 순간, 비범한 천재의 면모를 보여준 작곡가 멘델스존의 두 작품과 청춘의 열정이 깃든 슈만의 교향곡 무대를 마련했다. 여기에 한국의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동현이 대구를 찾는다. 꿈을 향한 그들의 반짝이는 음악세계에 빠져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아트피아, ‘소프라노 오희진·테너 김성환’ 리사이틀
사진=수성아트피아 제공
아티스트 인 무학 시리즈 ‘소프라노 오희진 리사이틀’과 ‘테너 김성환 리사이틀’이 이달 30일 저녁 7시30분과 내달 7일 오후 5시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각각 열린다.
‘아티스트 인 무학 시리즈’는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솔리스트를 발굴·지원하기 위한 지역 예술진흥프로그램이다.
소프라노 오희진과 테너 김성환의 리사이틀은 시와 음악이 공존하는 가곡과 드라마와 음악이 공존하는 오페라 수록곡으로 구성, 관객을 맞이한다.
30일 저녁 열리는 아티스트 인 무학 Ⅱ ‘소프라노 오희진 리사이틀’의 오희진은 계명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파르마 보이토국립음악원 졸업 및 아다츠아카데미 오페라 전문과정을 수료했다.
제7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여자 신인상을 수상한 그는 국립오페라단, 서울시오페라단,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주역과 KBS클래식 FM출연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 오페라 ‘투란도트’, ‘토스카’, ‘나비부인’, ‘돈죠반니’, ‘라보엠’ 등 다수의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출연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인상주의 음악을 꽃피운 드뷔시의 대표작 중 초기 연가곡, 슈트라우스 가곡과 한국 가곡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또 프랑스 혁명 주제의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 셰익스피어의 비극작 ‘멕배드’, 12세기 스페인의 한 영웅을 주제로한 ‘르시드’의 주요 아리아 등을 연주한다. 반주는 피아니스트 우수현이 맡는다.
내달 7일 열리는 아티스트 인 무학 Ⅲ ‘테너 김성환 리사이틀’의 김성환은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 국립음대(아헨)를 졸업했다. 앙상블 M.S.G 대표와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인 그는 오페라 ‘박쥐’, ‘나비부인’, ‘사랑의 묘약’, ‘마술피리’ 등 오페라 주·조연으로 출연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슈베르트의 마지막 연가곡 ‘백조의 노래(Schwanengesang D.957)’ 14곡을 전곡 연주한다. 서른한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난 슈베르트가 생애 마지막 여름에 작곡한 열네 곡 구성의 연가곡이다.
1~7번 곡은 렐슈타프, 8~13번 곡은 하이네, 마지막 14번 곡은 자이들의 시에 붙인 곡을 한데 묶었다. ‘세레나데’, ‘바닷가에서’, ‘비둘기의 심부름’은 슈베르트의 전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고전시대 가곡의 조화와 통일성, 그리고 낭만시대 가곡의 특색이 담긴 연가곡이다. 반주는 피아니스트 최훈락이, 해설은 김남호가 맡는다.
정성희 관장은 “지역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일은 공공극장의 중요한 사업이다. 특히 위드 코로나를 겪고 있기에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전석을 운영하진 못하지만 예술가와 관객을 더욱 애틋하게 맞이하고 있다. 예술가에게 관객 1명이 100명으로 느껴지는 현 상황 속 공연장으로 발걸음 향해, 노래하는 남녀의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를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