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도 공청회를 주관하는 거제시장 변광용 모습.
[일요신문] 거제시가 ‘거제의 아름다운 동백섬’으로 불리는 지심도를 국방부로부터 인수하면서 대부계약으로 토지를 점유한 이곳 주민들에 대한 향후 거취문제로 공청회를 열었으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무위로 끝났다.
지심도는 일제 강점기를 지나면서 국방부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에 따라 해방 후 섬으로 들어온 주민들은 그동안 국방부로부터 토지를 임대받아 사용했다.
거제시는 시에 속한 부속도서인 지심도가 국방부 소유이자 국립공원에 묶여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자, 관광개발이라는 숙원사업의 일환으로 국방부로부터 2017년 지심도를 인수했다.
지심도는 원래부터 동백섬으로 유명했으나, 외도만큼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인기 TV프로그램인 ‘1박2일’ 촬영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관광지로 부각됐다.
하지만 부작용이 뒤따랐다. 관광객을 상대로 한 불법건축 및 영업행위가 성행한 것이다. 이에 거제시는 지심도의 효율적인 관리와 주민들의 향후 거취문제를 논의코자 10월 28일 공청회를 열었다. 하지만 서로 날선 주장만 오갔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거제 관광산업 발전의 초석인 지심도를 10만을 넘어 30만 관광객이 찾아오는 섬으로 만들고 싶다”며 “오늘 공청회에서 좋은 의결을 개진하길 바란다. 강제이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심도 주민 이상철 씨는 “지심도가 전국적인 관광지로 거듭나는데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주민들도 거제시민의 일원이다. 정당한 권리 요구를 들어달라”고 주문했다.
또 다른 주민 배 아무개 씨는 “국방과학연구소 설립 당시 지심도 원주민들은 보상을 받았다. 현재 원주민은 거의 없고 지금 주민들은 몇 억씩을 주고 집을 사서 들어왔는데, 나가라면 누가 나가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경남도 윤미숙 보조관은 “타 지역은 주민과 상생하는 개발을 하고 있다. 거제시도 주민과 상생하는 개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이인태 거제시의원은 “타 지역 섬 사정과 지심도는 다르다. 타 섬은 개인 소유자가 있지만 지심도는 공유재산이자 거제시민의 재산이다”라고 일축했다.
윤부원 거제시의원은 “큰 섬은 법을 지키는데 작은 섬은 치외법권 지역일 수가 없다. 시는 법의 형평성에 맞게 공정한 지심도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하라”고 요구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