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포 등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고 폐기물을 마구 버려 토양을 오염시킨 모습.
[부산/경남 일요신문] 한국도로공사(ex)가 발주한 밀양-울산간고속국도 14호선이 준공을 앞두고 발주청의 관리 감독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공사 현장은 철거 및 부산물로 인해 폐기물이 자연스레 발생한다. 하지만 국가의 대형 인프라를 시공한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한국도로공사가 준공 마지막까지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데도 해당 현장은 이에 완전히 비켜서 있는 모습이다.
ex 밀양울산건설사업단의 관리 감독이 얼마나 허술한지는 현장 곳곳에서 확인됐다.
밀양-울산간고속국도가 12월 10일 개통을 앞두고 공사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레미콘 슬러지를 아무런 보호조치도 없이 노상에 임시야적하며 방치했고, 임시야적장에는 지정폐기물인 석면이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폐기물배출자 표지판은 엉터리로 기재하는 등 환경을 지키려는 의지는 찾아볼 수가 없는 상태다.
현장에서 나오는 차량이 바퀴를 세척하지 않은 채 도로로 진입하는 장면.
공사현장을 드나드는 건설차량은 도로변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세척이 기본이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
게다가 건설자재인 골재로 인해 발생할 비산먼지 예방을 위해 방진덮개로 덮어야 하는 기본조차 망각했다.
이러한 기본을 지키지 않은 ex 측의 고속국도가 얼마나 안전할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시공사들이 지정한 폐기물 야적장에서 발견된 석면.
ex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도로와 주택가와 떨어져 있어, 안 덮어도 무방하다”며 “야적된 골재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기 때문에 덮지 않았으며, 살수차는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명은 현실과는 달랐다. 야적된 골재는 도로와 불과 10여m에 불과했고, 마을과는 500여m 정도 떨어져 있을 뿐이다. 때문에 비산먼지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고속국도 시공사 관계자는 “준공을 앞두고 있어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미처 관리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 즉시 레미콘 슬러지를 치우겠다”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