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첨단기술원이 생산한 3D프린팅 활용 환자 맞춤의료기기. 대구시 제공
[대구=일요신문]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내 경북대학교 첨단기술원이 국내 비영리기관으로는 최초로 ISO 13485 인증을 획득하면서 대구 의료기기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의 길이 열렸다.
대구시는 경북대 첨단기술원의 이번 인증 획득을 계기로 지역 의료기기 기업에 대한 해외 진출 지원에 착수한다고 9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일반 공산품과 달리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정의 인증을 획득해야 하는데, ISO 13485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표준규격으로 의료기기 개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경영 및 품질관리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는지 여부를 인증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ISO 13485는 유럽, 캐나다 등이 국가표준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미국 등 전세계 대다수 국가가 이에 기반한 의료기기 품질관리 체계를 채택하고 있어 의료기기의 해외시장 진출에 필수 전제”라고 말했다.
또 “의료기기 인증 획득을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과 품질관리 전문인력 확보 등이 필요하고, 인증 없이는 의료기기를 출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기기 인증 획득은 의료분야 중소기업의 큰 부담이자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구시 지난 지난 2015년부터 비영리기관인 경북대의 국내·외 인증 획득을 통한 지역기업 지원 전략을 추진해 왔다.
경북대가 앞서 국내 비영리기관 최초로 의료기기 제조 인증 및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이번에 해외 인증까지 획득하면서 지역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핵심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시 관계자는 “실제 경북대는 2018년부터 국내 인증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전문 컨설팅 및 의료기기 전문 생산을 지원하고 있는데, 2년 동안 모두 9개 사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추가 6개 사와 위탁생산 계약 체결을 협의할 정도로 기업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시는 지난해부터 하나의 공장에서 한 기업만이 의료기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기존 규제를 허물고, 세계 최초로 다수의 기업이 하나의 공장을 공동 활용하는 ‘의료기기 공동제조소’ 관련 규제자유특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 이것도 시의 지원을 받은 경북대가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대 첨단기술원 의료기기 품질관리 책임자인 김영철 교수는 “대학이 먼저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한 후, 관련 노하우를 기업에 전수하고, 인증된 시설 등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해 기업의 제품화를 돕는다면 의료기기 상용화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내년에는 우리 첨단기술원과 함께 국내 4개 사가 미국 의료기기 인허가 획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대는 그동안 국내 인증을 기반으로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를 3D프린터로 활용해 생산하고, 지역 중소기업은 이를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대학이 기술이나 특허권을 기업에 단순히 이전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의료기기 제품화까지 전 과정을 협력하는 의료기기 분야의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홍의락 경제부시장은 “의료기기는 인증의 벽을 넘지 못하면 사업화가 불가능한데 대구에 구축된 해외인증을 기업지원 체계에 활용해 ‘메이드인 대구 의료기기’가 세계시장을 주름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