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부산지부는 11월 26일 오전 10시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1일부터 5일까지 총파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일요신문] 부산지역 대리운전 기사들이 총파업에 들어간다. 중개업체의 수수료가 과도하고 노동 착취를 당한다는 주장에 따라서다. 부산 대리운전 기사 가운데 상당수가 파업에 동참할 전망이어서 일부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부산지부(부산대리운전노조)는 11월 26일 오전 10시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1일부터 5일까지 총파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부산대리운전노조는 이날 총파업의 배경에 대해 “로지소프트에서 만든 ‘콜 중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대리운전업체 연합인 로지연합의 콜 수행을 거부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대리운전노조에 따르면 ‘로지연합’을 필두로 하는 부산지역 대리운전업체는 10년째 기본요금을 1만 원으로 묶어놓았다. ‘4회 이용 시 1회 공짜’와 같은 마일리지 제도도 도입해 전국에서 최저가의 대리요금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에 반해 콜 중개 수수료는 계속 올랐다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부산대리운전노조는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인상하고, 대리운전 프로그램 사용료, 보험비용 등 각종 수수료도 이중으로 거둬가고 있다”며 “이도 모자라 콜 취소 시 벌금 부과, 사실상 해고인 일방적 배차 제한 등 온갖 갑질이 판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대리업체의 이익 창출 구조가 콜 수행이 아닌 기사 장사, 사람 장사로 변질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자영업을 하다 망해 더는 갈 곳이 없는 취약계층이 손쉽게 찾는 곳이 대리운전인데, 업체는 이를 이용해 출혈에 가까운 저가 콜을 남발해 점유율을 대폭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대리기사는 더 많은 콜을 받기 위해 점유율이 높은 대리업체 프로그램을 깔 수밖에 없다. 그러면 업체는 콜 수수료, 프로그램 이용비, 합류차비, 보험료 등 각종 부대비용을 올려 막대한 수익을 챙긴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부산대리운전노조는 “고객이 대리운전 요금으로 1만 원을 낼 경우 대리기사 순수입은 5500원에 그친다”며 “로지연합은 대리기사들이 매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출근비 3500원에 대한 사용 내역 공개도 하지 않고 있다. 출근비는 대리기사들이 움직일 때 이용하는 셔틀버스 이용료, 콜 프로그램 사용료 등이 포함된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부산대리운전노조는 로지연합 측에 △중개 수수료 10% △표준요금제 1만 3000원 인상 △보험 단일화, 개인보험 인정 △출근비 사용내역 공개 △표준계약서 시행 △기타 불공정 관행 폐지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박재순 대리운전노조 부산지부장은 회견 말미에 “로지연합은 일방적으로 교섭을 거부하며 저가 콜 양산과 기사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에 부득이하게 우리는 부산지역 대리기사와 힘을 합쳐 로지연합의 콜 수행을 5일간 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