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모산 정상의 조망. |
대모산은 강남구 일원동과 서초구 내곡동에 걸쳐 있는 높이 293m의 야트막한 산이다. 사람을 그 외모로만 판단할 수 없듯이 대모산 또한 그 높이만 보고 동네 뒷산 취급을 해서는 안 된다. 이 산은 조선 3대 태종과 원경왕후의 헌릉이 들어서면서 대모산(大母山)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본래는 대고산 또는 할미산으로 불리었다.
대모산은 등산로가 참 많다. 대모산의 능선은 구룡산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대모산은 수서동, 구룡산은 논현동에 끝이 닿아 있다. 등산로는 수서역에서부터 차례대로 교수마을, 뭇골마을, 궁마을, 로봇고등학교, 도시자연공원, 일원터널, 개포3·4단지, 구룡마을, 구룡터널, 능인선원 등 다양하게 펼쳐진다. 주 코스는 대모산과 구룡산 능선을 종주하는 것으로 그 길이가 5.3㎞ 정도 된다. 대모산만 따로 떼어 보는 것이라면 2.5~5.2㎞ 코스가 있다. 워낙 등산코스가 많으니만큼 체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어디로 오르든 그 거리만 차이가 있을 뿐, 체력적인 부침은 심하지 않다.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도시자연공원에서 출발해 대모산 정상을 찍고 원점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가장 짧은 코스지만, 자연학습장의 들꽃과 불국사라는 작은 절, 그리고 서울의 10대 약수에 이름을 올린 옛약수터 등이 있어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시자연공원은 일원동 상록수마을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주변 거주민들을 위한 쉼터로 1994년 개원했다. 이곳에는 자연학습장과 생태습지원, 체력단련장 등이 있다. 먼저 공원에 들어서면 자연학습장의 들꽃이 반긴다. 원추리와 벌개미취, 무궁화 등의 꽃들이 만발했다. 이곳에서는 ‘숲해설가와 함께 떠나는 숲속여행’ (http://parks.seoul.go.kr/program)이 매일 운영 중이다. 대모산 자락을 돌아다니며 이 숲에 어떤 나무와 풀과 곤충이 어떻게 사는지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참여할 수 있다.
도시자연공원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옛약수터와 불국사를 만난다. 옛약수터는 서울시내에서 가장 물맛이 좋은 10대 약수에 뽑힌 곳이다. 대모산에는 옛약수터 말고도 쌍봉·궁마을·실로암·대모천·옥수천 등의 약수터가 있다. 이곳들의 물맛도 옛약수터에 뒤지지 않는다.
불국사는 옛약수터에서 약 5분 거리에 있다. 경주에 있는 불국사와 이름이 같은 이 절은 고려 공민왕 2년(1353년)에 진정국사가 창건했다. 절은 아담하고 또 조용하다. 약사절로 불리다가 고종 17년(1880년) 불국사로 개명된 이 절의 약사보전에는 서울시 문화재자료 제36호로 지정된 석불좌상이 자리해 있다.
불국사에서부터는 길이 조금 가파르지만 힘에 겨울 정도는 아니다. 약 30분만 더 오르면 정상이다. 왼쪽 전망대에서는 우면산, 타워팰리스, 양재천공원 등 서울 서남부와 강남 일대의 지역이 한눈에 잡힌다. 전망대 쪽으로 가다보면 헬기장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한강 쪽 조망이 아주 시원하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길잡이:
지하철 3호선 일원역 5번 출구→상록수마을 아파트 뒤편→도시자연공원→대모산 ▲문의: 강남구청 문화체육과 02-2104-1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