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일요신문] 수십 년간 자신을 키워준 90대 양모를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50대 여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북 울진경찰서(서장 변종문)는 지난달 12일 갓난아기 때 버려진 자신을 입양시켜 수십 년간 키워 준 90대 양모를 상대로 폭행을 한 A(50대)씨를 붙잡아 강도상해 등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울진경찰서 (사진=일요신문 DB)
양모인 90대 할머니가 울진 죽변파출소을 찾아 구조를 요청한 시각은 지난달 12일 오후 5시30분께 였다. 당시 할머니는 머리와 얼굴부위에 상처를 입은 상태로 다급히 구조를 요청했고, 경찰은 할머니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상처부위를 긴급구호 조치했다.
처음 파출소 직원들은 할머니가 치매로 인해 길을 잃고 넘어져 다친걸로 봤으나 할머니의 의사표현과 기억력이 비교적 명확하고 일관성이 있는 점을 파악했고, 다친 경위를 묻는 과정에서 양딸 A씨의 범행사실이 드러난 것.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울진지역 자신의 아파트에서 술에 취해 양모를 수차례에 걸쳐 마구 폭행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같은 날 양모가 거주하는 죽변의 한 아파트로 양모를 데려다준 뒤 준비한 테이프로 손발을 결박한 후 현금 300여만 원을 들고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 파출소에서는 가정폭력으로 보고 울진서 여성청소년팀으로 인계를 했으나 조사과정에서 강도행각이 추가로 들어나 사건을 형사팀으로 다시 인계해 조사를 벌인 후 A씨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영장이 발부돼 구속 후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죽변면 주민 B(58)씨는 “어떻게 사람으로써 자신을 친자식처럼 길러준 은공을 져버린 채 금수보다 못한 일을 저질렀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세상이 각박해지는 현실에서 사람으로서의 도리는 지키며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 할머니는 피의자 A씨의 친딸인 손녀 C씨가 신병을 인도받아 병원에서 치료중에 있으며, 손녀 C씨 또한 피의자 A씨와 심한 갈등관계에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상욱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