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재단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신치용 감독, 장미란, 허재 감독, 추신수, 류현진, 홍성흔, 이봉주, 박찬호(사진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
박지성은 지난 10월 초, 클리블랜드 추신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박지성입니다. (중략) 전 ‘JS Foundation’을 설립하여 아시아와 세계를 향한 스포츠 외교의 바탕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로 내년 동남아시아에서의 자선 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추진하는 재단의 발기인으로 참여 해주셔서 힘찬 격려와 응원을 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추신수는 그 메일을 받고 즉시 답장을 보냈다. 당연히 박지성 재단의 발기인으로 참여를 희망한다는 내용과 함께 말이다. 추신수는 “나 또한 항상 유소년 야구 선수들, 독거노인들 그리고 사회인 야구팀을 위한 야구장 건립 등을 목표로 삼고 운동을 하기 때문에 박지성 선수의 재단 취지에 공감할 수 있었고, 기꺼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게 됐다”라고 설명한다.
롯데 홍성흔은 겸손한 자세로 “이런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면서 “역시 박지성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만한 선수다. 그 사랑을 보답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고, 그 사랑을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게 돌려줄 수 있는지를 많이 고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덧붙인다. “미국이나 쿠바는 몰라도 동남아시아에선 야구 선수들을 잘 모를텐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끌고 프랑스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기자의 확인 전화에 이런 대답을 내놓았다.
“감독도 못하는 일을 선수가 한다니 정말 뿌듯했다. 홍명보 감독이 한국에서 자선 축구를 하니까 아마도 박지성 선수는 해외로 눈을 돌린 것 같다(웃음). 한국이든 해외든 봉사와 나눔의 정신은 아름다운 일이다. 배구선수들 중에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박지성 재단을 담당하는 JS리미티드 관계자에 의하면 처음 재단 설립을 계획하면서 발기인으로 20명 정도를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박지성 팬들을 비롯해 이 소식을 들은 축구인들, 유소년 선수 등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박지성 축구센터를 직접 방문해 명단을 작성하고 돌아가는 바람에 나중에는 오히려 선별해서 작업을 해야 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엿볼 수 있었다고.
박지성의 집이 있는 수원 영통의 이웃사촌인 이봉주는 JS리미티드로 직접 전화를 걸어선 자신도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내용을 알려왔고 장미란도 전국체육대회를 마치자마자 아는 사람을 통해 박지성 재단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농구 개막을 앞둔 허재 감독 또한 의미 있는 일에 동참의 뜻을 나타내며 박지성 재단과 인연을 맺게 됐다.
박지성 재단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동남아시아 자선 경기는 내년 6월 중순경 베트남에서 펼쳐진다. 박지성을 비롯해 유럽 선수 및 해외파 한국 선수들과 베트남 대표팀 간의 경기 및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현지의 단체 및 시설 방문 등을 계획 중이다.행사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은 현지의 교육, 시설구축, 의료 등의 용도로 전액 투자할 예정이고 행사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박지성 측에서 전담한다고 알려왔다.
지난 10월 15일, 문화관광체육부에 등록한 박지성 재단의 발기인 명단에는 스포츠 관계자들 외에도 정치인, 연예인, 문화예술계 인사들 여럿이 포함돼 있었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