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추신수가 17일 팬카페 ‘레일로더스’ 회원들과 팬미팅을 가졌다. 홍순국 메이저리그사진전문기자 |
클리블랜드는 젊은 선수들이 살아나 많은 경험을 쌓아갈 수 있는 내년 시즌, 정말 기대를 해봐도 될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시즌 종료 직전 연승을 거듭하면서 선수들 사이에 내년엔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고 시카고에서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나서도 선수들 모두 올해보다는 보다 나은 내년 시즌을 만들어 보자고 다짐했습니다.
크리스 안토네티 클리블랜드 단장과 시즌 후 두 차례 미팅을 가졌습니다. 팀이 연패에 빠지고 지는 경험이 많아질수록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사로잡힐 수 있지만 시즌 종료 직전에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내년 시즌 더 열심히 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만약 제가 이기는 팀으로 옮겨갈 생각이 있었다면 단장을 만나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었을까요?
솔직히 선수라면 이기는 팀에서 뛰고 싶지, 지는 데 익숙한 팀에서 뛰고 싶을까요? 모든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겁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전 내년에도 분명히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을 겁니다.
지난 17일, 명동의 한 웨딩홀에서 팬카페 ‘레일로더스’ 회원들과 팬미팅을 했습니다. 여러 분들이 참여를 희망하신 걸로 아는데 그중에서 100분을 초청해서 팬 여러분들이 평소 저한테 궁금했던 내용도 듣고 게임도 하고 사인회도 여는 등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지난 시즌 동안 저를 응원하느라 밤잠을 설치며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신 탓에 다음날 생활하는 데 지장이 많았다고 들었어요. 어떤 분은 제가 손가락 부상을 당했을 때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출근도 안 하고 저 못지않게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회사에서 퇴출당하면 큰일인데 말이죠^^. 그만큼 절 많이 아끼고 제가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길 원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행사 마지막에 팬들에게 이런 내용으로 감사를 전했어요.
‘야구를 잘하는 선수보다 열심히 한 선수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겠다는 약속보다는 많은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추신수 혼자가 아닌 팬 여러분들과 함께 뛴다는 생각을 갖고 더 높이 날아오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