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얼마 전 정태윤 부소장이 여연 측에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소장은 이재오 특임장관이 근무했던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한다. 현재 여연 내에서 정 부소장이 맡고 있는 자리는 ‘알짜배기’로 통한다. 오랜만에 국회로 돌아온 주 소장이 여연 활동보다는 상임위나 국회 업무에 방점을 두고 있고, 김현철 부소장은 ‘비상근직’이기 때문. 여연의 한 관계자는 “주 소장은 전직 소장들에 비해 그리 자주 나오진 않는다. 또 김현철 부소장은 (비상근직이라) 한계가 있다. 정태윤 부소장이 맡고 있는 직책이 제일 힘이 있는 자리”라며 이를 뒷받침했다.
정 부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말이 나오자 후임 자리를 두고 여권 각 계파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선 소장파는 후임으로 이태규 KT 전무를 밀었다.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출신인 이 전무는 청와대 비서관 임명 한 달 만에 사표를 내고 2008년 4월 KT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이 전무는 소장파 ‘리더’ 격인 정두언 최고위원과 가까운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한나라당 제3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명우 MB 대선캠프 상근특별보좌역을 후원했다고 한다. 이 씨는 1998년과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보좌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안상수 대표는 자신의 원외 특보단에 속해 있는 안병도 부천시 오정구 당협위원장을 지지했다. 안병도 위원장은 김문수 경기지사 및 이재오 특임장관과도 가깝다.
이처럼 여권 내에서 ‘힘겨루기’ 양상을 띠고 있는 부소장직 쟁탈전은 안상수 대표의 승리로 결론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여연 및 한나라당 의원들에 따르면 안병도 위원장이 ‘현직 대표의 지지’라는 프리미엄을 업고 이미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소장파 및 홍준표 의원 측에선 허탈해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윤호석 정치연구소의 윤호석 소장은 “지금의 여연은 단순히 정책을 개발하는 곳이 아니다. 총선이나 대선 전략을 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인재 양성소로도 각광받는다. 임태희 비서실장(소장), 백용호 정책실장(부소장),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부소장),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소장)이 모두 여연 출신이다. 이 때문에 여권 내에서 뜨거운 경쟁이 벌어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