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명예교수와 ‘남명 조식과의 대화’ 표지
경상국립대학교(GNU·총장 권순기) 김영기 명예교수가 ‘남명 조식과의 대화-경남의 역사적 이해’(대영문화사, 426쪽, 2만 5000원)를 출간했다.
이 책은 경남(경상우도)의 역사적 줄기를 세워서 각 사건의 개요와 역사적 의의를 서술한 다음 이러한 결과현상에 상관된 영향요인으로 ‘남명 조식의 학문과 사상과 실천’을 설정해 인과적으로 사유하고 서술했다.
저자는 책의 중심 내용을 인과적으로 서술한 다음, 서설에서 지배층이자 지도층의 잘못으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된 안타까운 현실, 그리고 대륙을 지배하던 고조선에서 일제의 지배를 거쳐 ‘쪼개지고 작아진 나라’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사를 개관했다.
올바른 역사인식과 청산을 통해 과거 ‘혼몽(昏懜)의 역사’를 버리고 ‘정각(正覺)의 역사’를 여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기 교수는 “경남의 역사의 줄기를 세우고 이렇게 인과적으로 서술한 책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먼저 경남의 역사적 사건들을 ‘공의도(公義度): 공동체의 가치를 지향하고 실천한 정도’, ‘선도성(先導性): 가치 있는 일을 남보다 먼저 선택하여 실천한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서 선별했다.
그렇게 선별된 경남의 자랑스러운 역사적 사건들은 ‘문익점의 목화 도입과 전파(1367)’, ‘남명 조식의 단성소(1555)’, ‘임진왜란 의병활동(1592)’, ‘진주농민항쟁(1862)’, ‘경남일보 창간(1909)’, ‘진주형평운동(1923)’, ‘영남예술제 창제(1949)’, ‘마산 3.15의거(1960)’, ‘부마항쟁(1979)’ 등이다.
선별된 사건에서 선도성은 확인됐으나 학자들이 공의도가 낮다고 평가한 두 사건(경남일보 창간, 영남예술제 창제)을 제외하고 일곱 개 사건별로 한 장(章)씩 배분해 서술하고, 그 역사적 의의를 정리해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요약한 문장들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주체들이 선택(실천)의 바탕으로 삼은 중심가치(또는 핵심가치)를 적시해 모았고, 거기서 행동의 패턴을 확인했다. 후대까지 점성(漸成)·전승된 경남사람들의 행동패턴을 저자는 경남문화로 규정했다. 그것이 곧 ‘행의문화(行義文化)’라는 설명이다.
그런 다음 저자는 경남의 자랑스러운 역사 또는 정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는 남명의 학문·사상·실천의 내용과 남명에 대한 조선왕조시대 군왕과 사관의 평가, 그리고 오늘의 전문학자들이 남명의 역사적 공헌 등과 관련해 부여한 ‘민족의 스승’, ‘선비정신의 표상’ 등 호칭을 통하여 남명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그리고 특히 철저한 인격수양(자기실천 또는 내적 실천)을 보여 준 점과 함께 단성소와 제자육성 등 사회적 실천을 주목하여 서술하고, 남명이 현대의 우리에게 주는 교훈 등을 논의했다.
저자는 경남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남명 조식의 공헌을 인과적으로 사유하고 서술한 다음, 경남 선대들의 학문과 사상과 실천은 우리 민족사에서 지배층 집단에 자리하고 정책을 주도하면서 일제의 지배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안타까운 결과현상을 초래한 집단(주자학당)의 사고와 행동은 사뭇 다르다는 점을 판별했다.
그리고 서설에서 우리 민족사를 비판적으로 고찰함으로써 경남의 선대들의 실천과 대비해 서술했다. 그리고 책의 결론에서는 올바른 역사인식과 청산을 통해 ‘혼몽(昏懜)의 역사’를 버리고 ‘정각(正覺)의 역사’를 창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함께 정각의 역사를 창조하는 주체가 되자고 역설했다.
김영기 명예교수는 (사)경남지역사회연구원 이사장 겸 원장, 진주포럼·네팔진주학교 상임대표, 지방자치학회 고문, 남명사랑 창립준비위원장, 공익사랑방 우락재(憂樂齋) 상임대표 등을 맡고 있다. 한국지방자치학회 학술상(2007년, 저서 부문), 경상남도문화상(제46회, 학술 부문), 진주시민상(2020년)을 수상했고 옥조근정훈장(2011년)을 수훈했다.
#강철기 교수, ‘꽃보다 꽃나무, 조경수에 반하다’ 출간
강철기 교수와 ‘꽃보다 꽃나무, 조경수에 반하다’ 표지
경상국립대학교(GNU·총장 권순기) 농업생명과학대학 산림환경자원학과 강철기 교수는 ‘꽃보다 꽃나무, 조경수에 반하다’(한숲, 336쪽, 2만 8000원)를 펴냈다.
이 책은 2019년 ‘꽃보다 꽃나무, 조경수를 만나다’에 이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가나다순으로 엮은 흥미로운 책이다. 생활공간에 주로 심는 ‘조경수(造景樹)’를 대상으로, 인문학적 접근을 포함한 학술적 의미와 함께 조경적 활용을 중점적으로 풀어냈다.
이름을 통해 나무의 뿌리를 밝히기도 하고, 역사 속에 등장하는 나무의 의미를 밝히기도 하며, 서로 비슷하게 생긴 나무와의 관계를 밝히기도 하는 한편, 아름답고 쾌적한 생활공간을 만들기 위한 나무의 모습과 방법을 460여 장의 생동감 넘치는 사진으로 그림을 그려내듯 풀어낸다.
국내외의 다양한 식재 사례와 더불어, 시·소설·수필 및 동요·가곡·대중가요 등 꽃나무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를 더함으로써, 다소 어려운 식물학 분야인데도 에세이처럼 술술 읽히는 흥미로운 책이다.
나무의 특성을 집어낸 소제목과 내용은 ▲아기 공룡 둘리가 뛰놀던 나무, ‘메타세쿼이아’ ▲삼천리 강산의 우리나라 꽃, ‘무궁화’ ▲여자친구 이름이 아닙니다, ‘미선나무’ ▲밥풀때기보다는 구슬꽃이 좋아요, ‘박태기나무’ ▲이젠 100일을 기다린다는 애달픈 꽃, ‘배롱나무’ ▲ (벚나무속) 각별했던 퇴계의 매화 사랑, ‘매실나무’ ▲무릉의 들판에 만발한 꽃나무, ‘복사나무’ ▲황홀한 모습의 산매화, ‘산옥매’ ▲행당동 그 나무, ‘살구나무’ ▲철없이 믿어버린 당신의 그 입술, ‘앵도나무’ ▲하늘에서 팝콘이 터집니다, ‘왕벚나무’ ▲갓을 고쳐 쓰지 않습니다, ‘자두나무’ 등으로 펼쳐진다.
흑매화는 검은 색깔로 꽃이 피는 매화다. 그래서 꽃 색깔이 검은 희귀한 매화를 잔뜩 기대하고 화엄사를 찾으면 실망이 아주 크게 된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홍매화의 붉은 꽃보다 약간 짙은 정도로, 불가 스님들의 허풍도 녹록하지 않다. 유명 걸그룹 이름인 ‘블랙핑크(BLACKPINK)’가 바로 흑매화 색깔이다.
간지럼나무 별명은 수피가 우둘투둘한 껍질 없이 매우 매끄럽게 드러나 있는 특성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피부결 고운 사람이 거친 사람에 비해 간지럼을 잘 탄다’라는 생각에서 나온 흥미로운 별명이다.
복숭아를 뜻하는 한자 ‘桃’는 여자 이름에 흔한 글자로, 정숙한 여성보다는 요염한 여인에 한층 어울린다.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일명 홍도야 울지 마라)에서, 가난한 오빠를 공부시키려고 기방(妓房)에 몸을 던진 기생 홍도(紅桃)의 이름이 우연한 게 아니다. 선정적인 그림들로 도배된 19금 성인 잡지를 ‘도색(桃色) 잡지’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철기 교수는 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환경설계 과정에 있어 공간행태 개념의 도입에 관한 연구’로 조경학석사 학위를, ‘장소적 의미의 표현 방법에 관한 연구’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산건축연구소 등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순천대학교 조경학과에 이어 경상국립대학교 산림환경자원학과에 근무하고 있다. 주 전공은 조경계획 및 설계이고, 조경학과 산림자원학의 연계와 통섭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