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울’ 공식 포스터
[부산=일요신문] 국내 영화시장이 간만에 관객도 늘고 상영 영화 편수도 증가했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아직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겨울 방학 시즌인 2월 국내 영화시장은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쌍끌이 흥행에 성공했고, 여기에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속해 있는 한국상영관협회가 신작 개봉을 독려하기 위해 2월 개봉 영화에 대해 관객 1인당 1천 원(위탁관 500원)의 부금을 배급사에 추가 지급하면서 2월 개봉 편수도 증가했다.
2월 실질 개봉편수는 전월 대비 10편이 증가한 54편이었다. 이 중 한국영화 실질 개봉편수는 전월 대비 4편 늘어난 17편이었고, 외국영화 실질 개봉편수는 전월 대비 6편 증가한 37편이었다.
<소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흥행과 <새해전야>, <미션 파서블> 등 한국영화의 2월 개봉으로 2월 전체 관객 수가 전월 대비 증가했다. 2월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74.2%(133만 명) 증가한 311만 명이었는데, 전년 동월 대비로는 57.8%(426만 명) 감소했다.
2월 전체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2월 전체 관객 수로는 최저치였다. 2월 전체 매출액은 전월 대비 82.0%(129억 원) 증가한 287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53.9%(336억 원) 감소했다.
2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388.1%(54만 명) 증가한 68만 명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월 대비로는 86.2%(426만 명) 감소한 수치였다. 2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2004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가동 이후 2월 한국영화 관객 수로는 최저치였다.
2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전월 대비 416.9%(49억 원) 늘어난 61억 원이었는데, 전년 동월 대비로는 85.4%(356억 원) 감소했다. 2월 한국영화 매출액 역시 2004년 이후 2월 한국영화 매출액으로는 최저치였다.
2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47.7%(78만 명 ↑), 전년 동월 대비 0.1%(1,896명) 증가한 243만 명이었다. 2월 외국영화 매출액은 전월 대비 54.9%(80억 원), 전년 동월 대비 10.1%(21억 원) 늘어난 226억 원이었다.
외국영화는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등 애니메이션의 흥행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관객 수와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다. 2월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전년 동월 대비 45.1%p 감소한 21.9%였고, 외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전년 동월 대비 45.1%p 증가한 78.1%였다.
코로나19로 설 대목이 사라졌고, 중량감 있는 한국영화의 개봉도 없었던 탓에 2월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2004년 이후 2월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소울>이 두 달 연속 전체 흥행 1위를 수성했다. 북미에서 <소울>은 극장 개봉 없이 디즈니의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로 공개됐으나, 디즈니플러스가 서비스되고 있지 않은 국내에서는 지난 1월 20일 개봉했다.
재즈 피아니스트가 주인공인 <소울>은 ‘음악’이라는 소재와 ‘일상의 행복’이라는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테마로 가족 단위 관객뿐 아니라 성인 관객층까지 포섭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소울>은 2월 95억 원(101만 명)의 매출을 기록했다.
<소울>은 3월 14일까지 186억 원(200만 명)의 누적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중 최고 흥행 기록이다. 2월 전체 흥행 2위도 지난 2월과 동일했다.
67억 원(69만 명)의 매출을 기록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2월 전체 흥행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16일 일본 개봉 후 일본 역대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국내에서 3월 14일까지 116억 원(120만 명)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쌍끌이 흥행으로 2월 관객 수가 증가했고, 여기에 한국상영관협회가 2월 개봉작에 대해 부금을 추가 지급하는 개봉 지원 방안을 마련한 덕분에 <새해전야>, <미션 파서블> 등의 한국영화가 2월 개봉할 수 있었다.
코믹 액션 영화 <미션 파서블>이 30억 원(33만 명)의 매출로 2월 흥행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설 연휴 하루 전날 개봉한 코믹 멜로 영화 <새해전야>는 2월 16억 원(17만 명)의 매출로 4위에 자리했다. 액션 영화 <몬스터 헌터>는 10억 원(10만 명)의 매출로 전체 흥행 순위 5위였다.
2021년 일일 관객 수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 3차 유행 여파로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 예정작들의 개봉이 연기되면서 1월 11일(월) 관객 수가 2004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가동 이후 일일 전체 관객 수로는 최저치인 1만 776명을 기록했다.
그러다 1월 20일 <소울>과 1월 27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개봉하면서 관객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설 연휴 셋째 날이었던 2월 13일에 <소울>이 7만 8592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150만 명을 돌파했는데, 이날 전체 관객 수는 19만 7651명이었다.
설 연휴(2021년 2월 11일~13일) 3일간의 전체 관객 수는 53만 명이었는데, 이는 372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던 2020년 설 연휴(2020년 1월 24일~26일)와 비교해 85.7% 감소한 것이었다.
올해 설 연휴가 지난 이후 잠시 주춤했던 관객 수 상승세는 2월 마지막 주말에서 3.1절로 이어지는 사흘간의 연휴와 <미나리>의 개봉으로 다시 상승 국면을 맞이했다.
제78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미나리>가 3월 3일 개봉해 개봉일 이후 12일 연속으로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미나리>가 개봉한 첫 주말의 토요일인 3월 6일 전체 관객 수는 22만 2786명이었다.
이는 111일 만에 일일 전체 관객 수 20만 명을 상회한 것이었다. 같은 날인 3월 6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미나리>는 개봉 12일째인 3월 14일까지 50만 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전체 극장의 상영횟수도 <소울>의 개봉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1월 23일 전체 극장 총 상영횟수가 1만 131회로 증가하면서 29일 만에 1만 회를 넘어섰고, 설 연휴 셋째 날이었던 2월 13일(토)에는 1만 3534회를 기록하면서 2월 기준으로 올해 최대 상영횟수를 나타냈다.
<소울>(101만 명, 2월 기준 누적 188만 명) 등 2편을 배급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유한책임회사가 관객 수 101만 명, 관객 점유율 32.3%로 2월 전체 배급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69만 명, 2월 기준 누적 89만 명)을 배급한 워터홀컴퍼니(주)가 관객 수 69만 명, 관객 점유율 22.1%로 2위에 올랐다. 3위는 (주)메리크리스마스로 <미션 파서블>(33만 명)을 배급해 관객 수 33만 명, 관객 점유율 10.6%를 기록했다.
<새해전야>(17만 명)를 배급한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관객 수 17만 명, 관객 점유율 5.4%로 4위였다. <카오스 워킹>(8만 명) 등 4편을 배급한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가 관객 수 14만 명, 관객 점유율 4.4%로 5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개봉작 연기 사태가 다시 발생한 탓에 개봉작 부족을 메우기 위한 재개봉작이 2020년 11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지난 1월 개봉한 <소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흥행으로 극장에 관객이 유입됐고, <세자매>, <고백> 등 한국 독립·예술영화가 1월과 2월 개봉하면서 2월 예술영화 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에서는 여성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세자매>가 매출액 3억 원(4만 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세자매>는 2월까지 7억 원(8만 명)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2위는 애니메이션 <드림빌더>로 2억 원(2만 명)의 매출을 올렸다.
아동학대 문제를 다룬 <고백>이 1억 원(2만 명)의 매출로 3위였다. 4위는 가족영화 <페이웰>로 1억 원(1만 명)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미디 영화 <워 위드 그랜파>가 8389만 원(1만 명)의 매출로 5위였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