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독인연합회는 지난 19일 오전 프라임호텔에서 ‘나라사랑 부산사랑 특별기도회’를 열었다.
[부산=일요신문] 부산의 보수성향 기독교단체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에 대해 날선 공세를 펼쳤다.
이는 최근 엘시티 문제로 곤란에 처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돕고, 분위기 반전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지난 19일 오전 프라임호텔에서 부산기독인연합회가 주최한 ‘나라사랑 부산사랑 특별기도회’가 열렸다.
연합회 소속 목회자인 이선유·박정원·김종후·이재완·김창영·조은선·박은수·최구영·송영웅·박선제 목사와 문윤수·곽영수·주수언·이해선·정금출 장로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가운데 펼쳐진 이날 기도회에서는 두 거대 정당의 부산시장 후보에 대해 양 극단을 오가는 상반된 입장이 표출됐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공개 지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공격했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 도중 종교집회와 관련해 ‘대통령 긴급명령권’을 발동하거나, ‘장관 혹은 지자체장 허가’ 등을 통해 개최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 후보는 “종교 집회나 스포츠 집회 등에서 99%가 자제 권고에 잘 따라 주더라도 1%의 구멍 때문에 새로운 슈퍼전파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며 “1%의 소지조차 없애기 위해 이런(종교 및 스포츠) 집회를 원칙 금지하고, 필요 시에 장관이나 지자체장의 허가를 얻어 개최하게 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발언했다.
부산기독인연합회는 김영춘 후보를 겨냥해 “교회 예배를 대통령의 긴급명령이나 지자체장의 허가를 통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며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반민주적이고 헌법 파괴적인 사고방식”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신앙과 예배의 자유를 훼손하는 정치인들은 부산교회 앞에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시국기도회 참석해 발언을 갖는 모습.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도 2부 간담회에 참여해 김 후보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박 후보는 “김영춘 후보는 (의원 시절) ‘예배 허가제’ 등을 주장한 바 있다”며 “정치 철학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독교 사상과 기독교 운동을 빼놓고 현대 자유민주주의 질서의 확립을 이야기할 수 없다. 모든 자유의 근저에는 양심의 자유가 있고 양심의 자유를 완성하는 것이 종교의 자유”라며 “아무리 코로나 시국이라 하더라도 미래를 보고 국정을 해야 할 사람이 당장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설명: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20일 오전 북구에 있는 포도원교회를 찾아 기독교계와 의견을 나눴다. 사진=김영춘 페이스북
한편, 김영춘 후보는 이와 관련해 특별한 대응에 나서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20일 오전 북구에 있는 포도원교회를 찾아 부산기독교총연합회, 성시화 운동본부, 부산교회총연합회 등 기독교계와 의견을 나눈 후 관련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김영춘 후보는 “우리나라 선교 역사를 보면 사실 부산이 시작점이었다. 이런 부산 선교 역사를 잘 담은 박물관이 필요하다”면서 “교계는 시민들의 민심이 모이는 중요한 곳이다. 시장이 되면 이런 모임을 분기에 한 번씩 하겠다”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