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메달을 딴 얼짱 수영스타 정다래. 연합뉴스 |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앞만 보고 달렸다. 집 가까이에 수영장이 없어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나가 정규 풀도 아닌 25m풀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불평불만을 터트리지 않았다고 한다.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즐거웠기 때문. 안 코치는 “수영장에 들어서면 눈빛부터 달라진다. 집중력이 남다르다. 이번 아시안게임 때 비록 신기록을 세우진 못했지만 100~200m 구간에서 최고 기록을 냈다. 그래서 다래한테 런던올림픽이 기대되는 이유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체조 양학선= “감독님, 해냈습니다. 저 약속 지켰습니다.”
160㎝의 작은 키, 앳된 얼굴, 18세의 소년이 아시아 최고 자리에 우뚝 섰다. 양학선은 도마 위 금빛 연기로 40억 아시아인을 매료시켰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서 내려온 그는 곧장 전화기를 들었다. 6년 지도하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온 광주체고 오상봉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 그는 또래 체조 선수들에 비해 키도 작고 유연성도 떨어졌지만 선천적으로 타고난 순발력과 근력이 있었다. 오 감독은 “학선이가 도마 종목에 딱 맞는 자질을 갖춘 것을 발견하고 고1 때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켰다”고 말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고1 때 슬럼프가 찾아온 것. 오 감독은 포항까지 그를 찾으러 다녔다. 비 온 뒤 땅이 단단히 굳는다는 말처럼, 양학선은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리고 ‘한국 도마의 전설’ 여홍철 경희대 교수가 창조한 난이도 7.0의 ‘여II’ 기술을 완벽히 구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양학선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아직 18세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도 무한하다. 지난 19일 광주체고로 금의환향한 양학선은 “‘여II’에서 한 바퀴 더 트는 기술(난이도 7.2)의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던 찰나에 발목을 다쳐 이번 아시안게임 땐 선보이지 못했다.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와 런던올림픽에선 내 이름을 건 신기술로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 사격 3관왕에 오른 이대명. 연합뉴스 |
이 씨는 “워낙 운동을 잘해 스포츠 선수가 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사격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인근 신곡중학교에 사격부가 있어 들어가게 됐는데 그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항상 존경하는 선배로 꼽던 진종오를 제치고 한국 사격의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이대명. 그의 총구는 벌써 런던올림픽을 향하고 있었다.
◇승마 황영식= ‘승마 2관왕’에 오른 황영식도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마장마술 대표팀 막내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황영식은 단체전에 이어 2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마장마술의 간판 최준상을 제치고 새로운 1인자로 등극한 것. 경기도 오산에서 승마장을 운영하는 아버지 덕분에 황영식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말과 친해질 수 있었다. 고등학생 때 출전한 대회에선 수십 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 승마 대표팀에 선발되기 위해 독일을 오가며 혹독한 훈련을 해왔다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게 그 당시 황영식의 가장 큰 목표였다고 한다. 끊임없는 노력 속에 그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7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2위에 올라 출전권을 획득한 것. 첫 출전한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른 황영식은 “선배들의 조언 덕분이다”며 자세를 낮췄다. 신창무 대표팀 감독은 “그동안 성실하게 노력한 덕분이다”며 제자를 칭찬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아시아 정상에 오른 차세대 주자들. 광저우에서 탄생한 샛별들의 땀방울이 2012년 런던올림픽의 금빛 전망을 밝게 한다.
정유진 기자 kkyy122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