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양평] 양평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유영표·권오병·이향란)이 윤석렬 전 검찰총장 장모 최씨의 농지매입과 형질변경 그리고 아파트 분양까지의 전 과정을 철저하게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양평경실련은 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사법당국은 농지법 위반, 탈세 등의 혐의에 대해 즉각 수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윤석열씨의 장모 최씨가 농지를 취득하고 형질을 변경하고 아파트를 분양해서 투기적 수익을 올리기까지의 과정 대부분이 김선교 의원의 군수 재직기간(2007~2018)에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장모 최모씨 아파트 시행 사업 부당이익 의혹 보도에 대해 “결혼하기 전 일”이라며 정치적 보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법률대리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5일 오후 언론사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사실관계가 왜곡돼 있으며 윤 전 총장이 결혼하기 이전의 일로 윤 전 총장은 아파트 시행사업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양평경실련의 성명서 전문.
투기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한다.
지난 5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아파트 지어 100억 수익 낸 윤석열 장모 ‘농지법 위반’ 투기 의혹, 4월5일) 윤석열씨의 장모 최씨는 2006년 12월 양평읍 공흥리 일대 농지를 2965㎡(약900평) 사들이고, 자신이 대표로 있던 부동산개발회사이자 최씨와 최씨 자녀들이 지분을 100% 소유한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를 통해 임야1만6550㎡(약5000평)를 매입했다고 한다.
최씨는 2011년 8월 양평군에 양평읍 공흥리 일대 땅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 달라 요청했고, 양평군은 2012년 11월 도시개발구역 사업을 승인했다. 앞서 최씨가 땅을 매입하기 6개월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 일대에 국민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했으나 양평군은 해당 사업에 반대했고, LH는 2011년 7월 지자체 반대 등을 이유로 사업 취소를 결정했다.
최씨는 2014년 6월 아파트 분양을 시작, 최씨와 이에스아이엔디는 800억원대 분양 매출과 1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냈다고 한다. 최씨는 분양 직전인 2014년 5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땅을 2006년 매입가로 이에스아이엔디에 팔았다. 편법증여라는 의혹이 제기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아파트 건설 분양을 목적으로 농지를 구입한 것은 명백히 농지법 위반이다. 현행 농지법은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값싼 농지와 임야를 편법적으로 취득한 후에 관(官)과의 결탁을 통해 형질변경을 하고 부동산을 개발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전형적인 투기 수법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양평군은 최씨에게 개발 사업을 허용해 주면서 자연녹지를 일반주거지역으로 형질변경 해주었다. 땅의 가치가 크게 바뀌는 토지 형질변경은 엄격히 제한된다. LH의 사업은 불허한 양평군이 왜 최씨의 사업은 허가해줬는지 그 이유와 경위도 분명히 규명될 필요가 있다.
최근 LH사태 이후 ‘부동산 정의’가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공직사회와 민간 가릴 것 없이 부동산 투기를 근절할 것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고, 심지어 윤석열씨 본인도 부동산투기를 ‘망국 범죄’로 말한 바 있다.
윤석열씨의 장모 최씨가 농지를 취득하고 형질을 변경하고 아파트를 분양해서 투기적 수익을 올리기까지의 과정 대부분이 김선교 의원의 군수 재직기간(2007~2018)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분양시점은 윤석열씨의 여주지청장 재직시기(2013년 4월 양평군을 관할하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발령받아 2014년 1월까지 근무)와도 겹친다.
권력과 결탁한 지방행정이 편법 또는 위법한 결정을 한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토지나 주택과 같은 공공재의 사유화와 그에 따르는 투기를 절대적으로 반대해 온 양평경실련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양평군은 농지매입과 형질변경 그리고 아파트 분양까지의 전 과정을 철저하게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사법당국은 농지법 위반, 탈세 등의 혐의에 대해 즉각 수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