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중인 대왕붉바리
[부산=일요신문] 고수온 양식 대체어종인 대왕붉바리가 남해안 일부 해역에서 겨울나기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NIFS, 원장 최완현)은 고수온에서 잘 견뎌 일반 양식어종의 대체품종으로 개량된 대왕붉바리가 남해안 일부해역의 자연조건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왕붉바리는 대왕바리(수컷)와 붉바리(암컷)를 교배시킨 교잡종으로 여름철 고수온에 강하고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성장하는 특성이 있다.
대왕바리는 농어목 바리과에 속하는 어류로 일명 자이언트 그루퍼(Giant grouper)라고 불린다. 일본, 하와이 등 태평양 일대에 주로 서식하며 크기는 약 3.5m까지 체중은 약 700kg까지 성장한다.
붉바리는 역시 농어목 바리과에 속하는 어종으로 제주도, 남해 및 하와이 호주 등에 분포한다. 크기는 약 30∼40㎝까지 체중은 약 2∼3㎏까지 성장한다.
대왕붉바리가 생존할 수 있는 저온 측의 한계수온이 11℃ 내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연안 및 육상양식장에서는 겨울철 수온이 떨어지기 전 집중 출하(평균 중량 800g)함에 따라 가격이 하락해 월동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절실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는 대왕붉바리를 월동시키면 이듬해 여름까지 평균 중량 2.5∼3kg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남 통영과 전남 거문도의 해상가두리 양식장에서 월동 연구를 추진했다.
그 결과 통영의 경우, 평균 중량 500g 그룹에서 약 60%가 생존했고, 800g 그룹에서는 75% 생존했으며, 거문도에서는 800g 그룹에서 95%가 생존해 거문도 해역에서는 적어도 800g 이상의 대왕붉바리는 큰 손실 없이 월동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체 크기에 따라 서로 생존율 차이가 있어 500g 내외의 작은 개체보다는 800g 이상의 큰 개체가 저온에 강한 것으로 나타나 월동용 대왕붉바리는 여름철에 미리 체중을 늘리고, 가을 무렵에는 지방 함량(10% → 25%)이 높은 사료를 공급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종현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장은 “고수온에 강한 대왕붉바리 양식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반기술을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기봉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