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인기 배우 르네 젤위거는 딸기코 유명인사다. |
1년 내내 코가 빨간 사람들을 가리켜 흔히 ‘딸기코’라고 부른다. 다른 곳은 멀쩡한데 코끝만 유독 빨갛거나 혹은 코와 양 볼이 늘 불그스레한 사람들이 이런 경우다. 대표적인 딸기코를 가진 해외 유명 인사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찰스 영국 왕세자, 캐머런 디아즈, 르네 젤위거 등이 있다.
하지만 딸기코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런 증상은 사실 말 못할 커다란 고민거리다. 자칫하면 늘 술에 취해 있는 사람으로 오해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추운 겨울철에는 이런 증상이 심화되기 때문에 더욱 골치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문의학용어로 ‘로사세아(rosacea)’라고 불리는 이런 딸기코 증상은 주로 30~40대 이상의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간혹 20대 초반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관운동 장애, 내분비계 이상, 소화기능 장애, 모낭충 감염, 음주 등이 주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사세아의 증상은 붉은기 외에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드름처럼 얼굴 전체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거나 코와 양 볼의 모세 혈관이 파열되어 있어 피부가 탄력이 없고 항상 부어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또한 염증으로 인해 뾰루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더욱 심각한 경우는 피부만 빨갛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 통증까지 동반되는 경우다. 로사세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에는 코 주위의 붉은기가 점차 다른 곳으로 확대되거나 혈관이 더 많이 파열될 수 있으며, 통증이 느껴지거나 혹은 일상생활에서 화끈거리는 느낌을 호소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물만 닿아도 화끈거리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만일 이처럼 피부가 불에 타는 것처럼 아프거나 따끔거리고 가려움, 쓰라림 등이 느껴질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진통제를 처방받아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뿐 로사세아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간혹 음식 때문에 증상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무엇을 먹었을 때 특히 얼굴이 붉어지는지 알기 위해서 매일 식단을 기록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매운 음식도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능한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추운 겨울철에는 찬바람을 피하고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지 않도록 주의하고, 술은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마시지 않아야 한다.
카페인 자체는 로사세아 증상을 악화시키지는 않지만 뜨거운 음료를 마시면 열로 인해 피부가 자극을 받아 붉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항생제 연고 대신 천연 진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로사세아에 효과적인 천연 진정제로는 달맞이꽃종자유가 있다. 달맞이꽃은 인체에 필요한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강 역시 홍조 증상과 염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며, 살균효과가 뛰어나 피부 상처나 종기 치료에 좋은 메리골드(국화과 꽃)의 카렌듈라 추출물도 도움이 된다.
간혹 로사세아 증상을 갱년기 증상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폐경기로 인해 나타나는 홍조 현상은 코나 뺨 등 국소 부위가 아닌 온몸 전체에 나타나기 때문에 로사세아와는 구분된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